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최근 벌어진 상황을 두고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같이 말한 뒤 논란 가능성을 의식한 듯 정정하며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적절치 못한 발언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설 의원의 발언은 이날 20대 전반기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의 긴급 브리핑 현장에서 나왔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윤석열정부가 공무원 월북을 정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며 “월북 의도가 아니었다는 명확한 증거를 내놓지 못한 채 같은 팩트를 두고 해석만 뒤집은 셈”이라고 주장했다.
비판에 가세한 설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느닷없이 공세를 하는 데 이해할 수 없다”며 “아무리 봐도 공격 거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보고받은 야당 의원도 ‘월북이 맞다’고 했다”며 “지금 와서 무엇 때문에 이러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제 기억으로 한 번도 한 적 없는 사과 성명을 이례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냈다”고 했다. 이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두고 최근 벌어진 상황을 언급하며 “이게 무슨 짓이냐, 아무것도 아닌 일로 갖다가”라고 했다.
그는 발언 직후 잠시 멈칫하며 “죄송하다. 이 말은 지우겠다”라고 했다. 설 의원은 기자회견 이후에도 해당 발언에 대해 재차 해명하며 사과했다.
국민의힘은 설 의원을 겨냥해 비판을 쏟아냈다. 곽승용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지난 19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두고 ‘월북 의사가 있었는지 아닌지가 뭐가 중요한가’라고 망언한 데 이어 오늘 설 의원은 ‘아무것도 아닌 일로 이게 무슨 짓이냐’는 망언을 추가로 내놓았다”고 질타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국가 안보를 포기하겠다는 최악의 망언이며, 계속해서 피해자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끔찍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앞서 해양경찰은 2020년 9월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정부가 과거 내렸던 판단을 뒤집었다. 당시 해경은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가 월북 시도를 했다고 판단했지만, 지난 16일 브리핑에선 “월북 의도를 인정할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피살 공무원이 월북을 시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함으로써 국민께 혼선을 드렸으며, 보안 관계상 모든 것을 공개하지 못함으로 인해 더 많은 사실을 알려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