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0일 발달·중증장애인 가족들을 만나 다수당으로서 장애인 권리 확대 노력을 다하지 못했음을 반성하고, 앞으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박홍근 원내대표 등 민주당 민생우선실천단 의원들은 이날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 마련된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분향소를 찾아 헌화한 뒤 장애인 단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분향소는 지난달 23일 서울 성동구에서 40대 여성이 발달장애가 있는 6살 아들과 함께 극단적 시도를 해 숨진 사건 이후 만들어졌다.
박 원내대표는 분향 이후 이어진 간담회에서 “국격도 경제적 수준도 이런 것을 감당하고도 남는 상황에 왔음에도 여전히 두 손 놓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대해 저 스스로부터 돌아보고 정치인들이 책임 있게 나설 때”라며 “장애인 책임제를 조속히 도입·실시하는 것에 대해 법과 예산을 통해 어떻게 뒷받침할지 엄숙히 결의하고 다짐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내 1당으로서 지난달 국회에서 통과된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지원법 개정안의 시행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하겠다”며 “장애인 권리 확대와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확립에도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여당일 때 잘하지 그랬냐고 호통치신다면 달게 받겠다”며 “보다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정당으로서 거듭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간담회에 참여한 발달장애 가족 부모들은 어려운 현실을 토로하며 눈물을 보였다.
한 부모는 “발달장애인에 관심을 가진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한 지난 정권에서조차 실효적 성과를 못 만들었다”며 “지금도 최대 다수당 아니냐. 정말 우리에게 관심이 있으신지 통렬히 그 책임을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 일부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발달장애 자녀를 둔 강선우 의원은 “지방선거 유세 중 삭발과 단식으로 수척해진 발달장애 부모 여러분이 찾아올 때마다 길바닥에서 끌어안고 울었다”며 “지난 2년간 제가 무엇을 했나 부끄러워서 울었고, 죄송해서 울었고, 제 아이가 생각나서 울었다”며 울먹였다.
척수장애인인 최혜영 의원도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열심히 못 했다”며 “앞으로 모두가 다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삶을 만들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찬대 의원은 “지난 6년의 의정활동 중 가장 우리 잘못이 크다고 느낀 간담회”라며 “우리가 이만큼 실력 없고, 공감 능력 없고, 책임도 다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