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으로 참전했다가 귀국한 이근 전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대위가 실제 작전 중 촬영한 영상을 지난 18일 공개했다.
이 전 대위의 유튜브 채널 ‘ROKSEAL’에는 ‘한국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의용군에 대해 꼭 알아야 할 것’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는 팀원 중 한 명이 부상으로 피를 흘리는 모습과 차량이 고장 나 다른 차로 이동하는 등 긴박한 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다친 팀원은 후두부에서부터 목까지 출혈이 있었다. 다른 팀원들은 그에게 “어지럽지 않나” “운전할 수 있겠나” “정신은 괜찮은가” 등을 물으며 상태를 확인했다. 이에 해당 팀원은 다른 이들을 안심시키려는 듯 “괜찮다. 조금 긁힌 것뿐”이라고 답했다.
조수석에서 팀원을 챙기던 이 전 대위는 차량으로 이동하는 중에도 총기를 들고 경계태세를 이어갔다. 이 전 대위는 “지금 속도대로 가자” “뒤에 적이 따라오고 있다” “적 포탄 낙하했다” “앞에 건물 포탄 맞았다” 등을 알리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이때 부상 팀원을 지혈해주던 한 팀원은 “(작전 중) 트럭 뒤쪽이 빗맞았는데 거기서 계속 죽치고 있었으면 우린 다 죽었을 것”이라며 “우리가 운이 좋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이 전 대위는 영상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며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팀장으로 작전을 이끌었다는 이 전 대위는 “부팀장과 다른 팀의 팀장, 그리고 미국 레인저 출신까지 4명이 함께 정찰 갔는데 도착한 지 얼마 안 돼서 폭격을 당했다”며 “그때 격납고 같은 곳에 있었는데 대포를 맞아서 천장에 구멍이 뚫리고 바닥에 구멍이 뚫렸다. 몇 초 전까지 그 구멍이 있는 자리에 있었는데, 이동해서 살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전 대위는 “죽을 뻔한 경우가 너무 많았다. 동료들도 마찬가지”라며 “그런데도 다시 나간다는 게 정말 다들 대단하더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무릎 전방십자인대를 다친 것에 대해서는 “괜찮다. 이 정도면 몇 개월 뒤에 회복할 것 같다”면서 “워낙 특수부대 출신들이 다친다. 그런데 우리는 한 번 다쳤다고 평생 이 직업을 계속 못 한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다. 그래서 정신력과 체력으로 보완하면서 치료한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위는 우크라이나로 무단 출국한 지 약 3개월 만인 지난달 27일 입국했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지난 14일 이 전 대위를 여권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여권법을 위반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 등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한편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에 외국인 의용병으로 참전했던 한국인이 13명에 달하며, 이중 4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우리 외교부는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