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반나절 못 넘긴 환호… 다시 2만 달러 붕괴

입력 2022-06-20 11:34 수정 2022-06-20 13:08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세가 지난 17일 국내 거래소 빗썸의 서울 서초구 고객센터 전광판에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장이 11일 연속 하락세를 끊었다. 하지만 반등을 시도한 지 12시간도 지나지 않아 상승률을 상당수 반납하면서 환호를 이어가지 못했다. 한때 탈환했던 2만 달러 선은 다시 무너졌다.

비트코인은 20일 오전 11시(한국시간) 미국 가상화폐 시가총액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보다 6.12% 상승한 1만9716달러(약 2552만원)를 가리키고 있다. 1주 전 대비 하락률은 23.62%다. 이날 오전 4시쯤 2만 달러 선을 뚫고 올라갔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같은 시간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6.49% 오른 2576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빗썸에선 오전 7시쯤 2695만원까지 도달했지만 끝내 2700만원 선을 뚫고 올라가지 못했다.

비트코인의 하락세는 3만 달러 이상에 매매됐던 지난 9일부터 시작됐다. 일간 개·폐장과 주말 휴장이 없는 가상화폐 시장에서 거래일 간 비교는 불가능하다. 한국시간으로 자정을 기준으로 삼으면 지난 19일까지 11일 연속 하락했다. 지난 19일 1만7000달러대까지 밀려 연중 최저점에 도달한 뒤 반등세가 나타났다.

비트코인보다 더 큰 낙폭을 기록한 가상화폐 시총 2위 이더리움의 가치는 이날 오전 11시 현재 코인마켓캡에서 1077달러(약 139만4000원), 빗썸에서 139만9000원으로 각각 표시되고 있다. 코인마켓캡을 기준으로 1주 전보다 20.58% 밀렸지만 24시간 전 대비 11.58% 상승했다.

가상화폐 투자사 셀리니 캐피털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조르디 알렉산더는 업계 소식을 다루는 매체 코인데스크에 “투자자는 저점 매수를 대기하고 있다. 하지만 매도세가 끝난 것인지 지속될지는 여전히 관건”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거의 10분 단위로 2만 달러 선의 붕괴와 탈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변동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으로 ‘자이언트스텝’(75bp 금리 인상)을 밟은 탓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결국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시장의 유동성을 줄이는 조치인 만큼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지난 3월 전까지 사실상 ‘제로 금리’였던 미국의 기준금리는 불과 3개월 만에 1.50~1.75%로 상승했다.

가상화폐 시장의 이날 등락은 미국 뉴욕 증권시장의 나스닥 선물지수와 비슷한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나스닥 선물지수는 오전 11시 현재 1% 포인트 안팎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선물지수만으로는 추세를 가늠하기 어렵다. 뉴욕증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행정부에서 지난해부터 지정된 ‘노예해방기념일’(현지시간 6월 19일)을 기념하기 위해 이날 밤 휴장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