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떨어져서…” LG유플러스 횡령 직원 자진 입국

입력 2022-06-20 10:33
서울 용산경찰서 정문. 뉴시스

회삿돈 수십억원을 빼돌리고 해외로 도피한 LG유플러스 팀장급 직원이 잠적 약 2개월만인 이달 초 자진 입국해 경찰에 체포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LG유플러스 팀장급 직원 A씨를 이달 초 인천국제공항에서 붙잡아 조사한 뒤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해 지난 10일 서울서부지검에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지난 3월 24일 A씨가 돈을 빼돌린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고소했다. A씨는 이미 필리핀으로 출국한 뒤였다. 경찰은 곧장 ‘입국 시 통보’ 등 조치를 취했다. 이후 경찰은 이달 초 공항 측 관계자로부터 A씨가 입국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경찰은 공항에서 A씨를 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A씨는 혐의 대부분을 인정한다는 취지의 자술서를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범행을 저지른 목적은 선물옵션 투자로 큰 손실을 본 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가 해외로 달아났다가 스스로 돌아온 이유도 자금이 바닥이 났기 때문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A씨는 대리점주들과 횡령을 공모했지만 자신이 혼자 범행의 책임을 지게 될 것을 우려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대리점들과 짜고 허위로 계약서를 작성한 뒤 본사가 지급하는 인센티브 수수료를 가로채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범행을 공모한 대리점주 2명을 조사하고 있다. 양측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