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북한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가 공개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사만화 한 컷을 SNS에 공유하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날 이 대표가 페이스북에 시사만화 한 장과 함께 “북한 만화에까지 등장하다니 영광”이라며 “북한은 신경 꺼라”라고 글을 남겼다.
그가 올린 시사만화의 제목은 ‘쟁탈전’이었다. 그림 가운데는 ‘리준석’이라는 이름이 적힌 새끼 고양이가 ‘당권’이라 적힌 생선을 입에 문 채 날카로운 표정으로 양쪽을 경계하고 있었다. 고양이 위에 그려진 말풍선에는 “흥 어림없다”라고 적혔다.
고양이 왼쪽에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라고 적힌 늑대가 이빨과 발톱을 드러내고 있고 오른쪽에는 ‘안철수’라고 적힌 하이에나가 입에서 침을 흘리며 고양이를 노려보고 있었다. 윤핵관과 안철수 의원, 이 대표가 삼각 구도로 당권 경쟁을 하고 있는데, 이 대표가 위태로워 보인다는 취지의 그림이었다.
이 대표는 최근 국민의힘 당 내부에서 친윤 성향의 의원들, 안 의원과 각각 갈등을 벌였다. 앞서 그는 정진석 의원(국회부의장)과 설전을 벌였다. 정 의원이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 지방선거 관리 등을 문제 삼으며 먼저 공개 저격에 나섰다. 그러자 이 대표가 즉각 반격하며 한동안 당 내홍이 벌어졌다. 안 의원과는 최고위원 추가 임명 문제를 두고 갈등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앞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제기한 성상납 의혹으로 징계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그가 당원권 정지 이상의 징계를 받으면, 국민의힘은 차기 당권 경쟁 국면에 돌입하게 된다.
이 대표의 징계 수위를 결정하는 당 윤리위원회는 조만간 열릴 전망이다. 이 대표는 지난 18일 유튜브 채널 펜앤마이크TV에서 성상납 의혹 관련 질문을 받자 “(성과 상납이란 말) 둘 다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또 측근 인사를 통한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선 “가로세로연구소에서 처음 방송이 나간 다음 (상대방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제가 (김철근)정무실장한테 ‘무슨 얘긴지 들어보라’고 만나도록 한 것”이라며 “은폐 기도를 했다면 (제가 상대방을) 회유해야 될 건데, 시작이 거꾸로다. 저는 (가세연) 방송을 한 줄도 모르고 가만히 있었는데 전화가 (먼저) 왔다. 그건 휴대전화에 다 남아 있고, 발단부터가 좀 다르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