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혈 포식자 샷건부

입력 2022-06-20 01:48 수정 2022-06-20 10:02
LCK, 라이엇 게임즈 제공

담원 기아 ‘캐니언’ 김건부를 대표하는 챔피언 중 하나는 그레이브즈다. 리 신(61회)에 이어 통산 두 번째(31회)로 많이 사용했다. 그는 26승5패, 83.9%의 승률을 지키기 위해 ‘돌풍’ ‘월식’ ‘자객의 발톱’ 등 다양한 신화급 아이템을 연구해왔다.

김건부는 19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펼쳐진 리브 샌드박스와의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정규 리그 1라운드 경기에서 오랜만에 그레이브즈를 꺼내 들었다. 신화급 아이템으로 ‘선혈 포식자’를 사는 독특한 아이템 트리를 선보였다.

이는 12.10패치(내구력 패치) 이후 기존 방어구 관통력 빌드의 효율이 떨어지자 그가 새로 고안해낸 빌드였다. 경기 후 만난 김건부는 “과거엔 ‘방관 그브’로 ‘어둠의 수확’ 룬을 선택했지만, 패치 이후론 수확 스택을 쌓기도 어려워졌다”면서 “그레이브즈를 유지력 좋은 딜탱으로 쓰면 좋겠다 싶었다. 지난 시즌에도 한 차례 사용했는데, 다시 꺼내도 괜찮을 것 같았다”고 뒷이야기를 밝혔다.

그는 이날 2코어 아이템으로 ‘칠흑의 양날 도끼’를 샀다. 체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그림자 검’ 대신 선택했다. 김건부는 “그림자 검을 살 거였다면 보조 빌드로 ‘지배’를 선택하고 상대 와드를 지워 ‘좀비 와드’ 룬의 스택을 쌓았을 것”이라며 경기 시작 전부터 칠흑의 양날 도끼 구매를 고려하고 보조 빌드로 ‘영감’을 선택했다고 귀띔했다.

3코어 아이템으로는 ‘얼어붙은 심장’을 살 예정이었다. 상대 원거리 딜러가 칼리스타를 고른 게 이유였다. 김건부는 “얼어붙은 심장이 칼리스타 상대로 아주 좋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혈 포식자와 칠흑의 양날 도끼 빌드를 선택하면 ‘빨리 뽑기(E)’를 자주 쓰게 돼 마나가 부족해지곤 한다. 부족한 마나를 채울 수 있는 데다가 아이템 자체의 ‘가성비’도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김건부는 능력치 파편으로 방어력이 아닌 성장체력 파편을 선택했다. 챔피언 특성을 고려한 판단이었다. 그는 “그레이브즈는 E스킬을 사용하면 방어력이 올라가므로 성장체력이나 마법저항력 파편을 고르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상대 라이너들이 AP 챔피언인 데다가, 리 신도 ‘폭풍(E)’에 마법 대미지가 있어 마법저항력을 고민했지만, 결국 성장체력 파편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건부는 오공과 비에고가 현재 메타에서 가장 좋은 정글러 챔피언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챔피언이 조합도 타지 않는 1티어 챔피언”이라면서 “그 두 챔피언이 없는 상황에선 선수가 자신 있어 하는 챔피언 어떤 것이든 해도 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담원 기아의 다음 주 일정은 험난하다. 우승후보 젠지, T1과 대결한다. 김건부는 “둘 다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관객분들의 함성을 들을 때마다 신기하다. 팬들께 감사하다”며 “보내주신 응원에 경기력과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