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담원 기아와 리브 샌드박스의 서머시즌 정규리그 1라운드 경기가 펼쳐졌다. 2세트 초반 담원 기아 ‘캐니언’ 김건부(뽀삐)가 미드라인을 가로질러 위쪽으로 향하는 독특한 동선을 선보였다. 그는 왜 그런 판단을 했을까. 경기 후 그를 만나 게임을 복기해봤다.
김건부는 이날 리시 없이 레드 버프부터 스타트했다. 칼날부리까지 처치한 뒤 아래쪽 캠프로 가 심술두꺼비를 잡아 3레벨을 찍었다. 작년부터 애용해온 ‘버칼두 동선’을 밟은 셈이다. 이후 미드라인으로 직행해 잠시 갱킹을 노렸다. 곧 위쪽 강가를 지나 상대 정글 지역으로 들어갔다.
여기에는 김동범의 동선을 예측해 정글에서 소규모 교전을 펼치려는 의도가 숨어 있었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김건부는 “뽀삐 대 바이 구도는 뽀삐가 초반에 유리하다”면서 “3레벨을 찍고 바이를 괴롭히기 위한 움직임이었다”고 밝혔다.
움직임의 근거는 같은 팀 바텀 듀오의 콜이었다. 김건부는 상대 바텀 듀오가 김동범에게 레드 버프 리시를 해줬다는 걸 파악했다. 그는 김동범이 아래쪽 캠프를 비운 뒤 위쪽 캠프로 올 것으로 예상했다. 자연스럽게 마주쳐 싸움을 걸고, 이득을 볼 심산이었다.
그러나 김동범 역시 김건부의 수를 읽었다. 김동범은 레드 버프만 사냥한 뒤 위쪽 캠프로 들어가 블루 버프와 심술두꺼비, 어스름 늑대 순으로 잡았다. 김건부와 대면하기 전 빠르게 위쪽 캠프를 비운 셈이다. 김건부는 수확 없이 퇴각해야 했다.
김건부가 위쪽 정글에서 허탕을 친 사이, 김동범은 아래쪽 바위게를 사냥한 뒤 상대 정글로 들어갔다. 벽을 넘는 과감한 갱킹으로 담원 기아 바텀 듀오의 소환사 주문 3개를 소모시켰다. 김건부는 “‘크로코’ 선수가 카운터 정글링 방지 느낌의 동선을 짜 내가 살짝 꼬인 감이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동범의 멋진 플레이는 팀의 승리로 이어지지 않았다. 김건부는 이날 승리 요인으로 밴픽을 꼽았다. 그는 “리브 샌박은 교전을 선호하고, 미드와 정글 중심으로 게임하는 팀으로 봤다. 이 점에 유의해 밴픽을 유리하게 만들었다”면서 “밴픽 덕분에 게임이 유리했다”고 귀띔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