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거치니 더 손해봤다…액티브 ETF 하락률, 패시브 2~4배

입력 2022-06-20 06:00
지난 17일 기준 유형별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 통계. 오른쪽부터 올해, 6개월, 3개월 수익률. 액티브 ETF의 수익 하락 폭은 패시브 ETF보다 배 이상 컸다. 한국펀드평가 홈페이지 캡처

운용사가 자율적으로 편입 종목과 매매 시점을 결정하는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의 하락률이 기초지수를 수동으로 추종하는 패시브 ETF의 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올해 증시 하락장에서 펀드매니저의 적극적인 운용이 오히려 손해를 키운 셈이다.

19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17일 기준 최근 3개월간 국내 주식형 액티브 ETF의 수익률은 –12.13%로 펀드 유형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주식형 패시브 ETF(-6.3%)의 배에 달한다. 올해까지 범위를 넓혀도 수익률은 역시 최하위(-26.18%)다. 올해 코스피 하락률(-18.33%)을 넘어선 수치다. 반면 패시브 ETF는 15.77% 내려 하락장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했다.

비교적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한 채권형 ETF에서도 액티브 상품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국내 채권형 패시브 ETF는 최근 3달간 0.77% 하락에 그쳤지만 액티브 ETF는 3.33% 떨어졌다. 올해로 범위를 넓혀도 패시브 ETF가 1.01% 내릴 동안 액티브는 4.52% 하락했다.

특히 올해 이전 국내 증시에 상장된 액티브 ETF 상품 42개 중 올해 비교지수 대비 초과수익을 낸 상품은 18개(42.9%)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적극적인 운용을 통해 비교지수 수익률 이상을 내는 것이 액티브 ETF의 운용 목표지만 기초지수를 수동적으로 추종하는 패시브에 수익률이 뒤처진 것이다.

액티브 ETF는 일부를 패시브와 같이 기초지수를 추종하면서도 나머지는 운용사의 자율적인 운용에 맡긴다. 액티브 ETF의 비교지수와의 상관 계수는 0.7 이상으로 설정된다. 패시브 ETF 요건은 0.9 이상이다. 상관 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ETF와 비교 지수의 유사성이 높아진다.

증권업계에선 액티브 ETF에 적용되는 상관계수 유지 규정으로 자율성이 제한된 영향을 지적하고 있다. 상관계수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으로 인해 손익 여부를 떠나 비교지수의 포트폴리오에만 의존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예컨대 특정 종목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하더라도 해당 종목의 비중을 크게 늘리면 상관 계수가 깨질 위험이 있어 비교지수에 담긴 비중 수준으로만 유지할 수밖에 없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운용센터장은 “운용사들은 상품의 안정성을 지키기 위해 보수적인 해석을 해 대부분 상관 계수를 0.8 이상으로 유지한다”며 “이름은 액티브 ETF지만 반쪽짜리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액티브 ETF 시장은 계속 커지는 추세다. 국내 액티브 ETF의 순자산총액은 약 5조7900억원으로 올해 초 4조9411억원에서 5개월 만에 17% 이상 증가했다. 채권형에만 적용되던 액티브 ETF 출시 허용 범위가 지난 2020년 7월 주식형으로 확대된 영향이 컸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