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 후 개통’ VS ‘전면 폐쇄’…광주 지산IC 갈림길

입력 2022-06-19 11:19 수정 2022-06-19 11:25

‘시설보완 후 개통’ VS ‘1차로 진출 전면 폐쇄’.

광주 제2순환도로 지산IC 개통 여부가 7월 출범을 앞둔 민선 8기 광주시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인명사고를 막는 안전시설을 추가 설치하면 문제가 없다는 ‘개통론’과 시민 안전보장 차원에서 1차로를 이용한 좌측 진출로를 없애야 한다는 ‘폐쇄론’이 팽팽하다.

19일 민선 8기 인수위 성격인 ‘새로운 광주시대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광주시가 광주순환도로투자㈜와 협약을 맺고 지난해 11월 완공한 제2순환도로 지산IC가 안전성 논란으로 8개월째 개통되지 않고 있다.

광주시가 설계·보상비 6억원, 민자법인 광주순환도로투자가 공사비 71억원 등 77억원을 들인 지산IC는 양방향 총 길이 0.67㎞, 폭 6.5m로 지난해 11월 중순 개통할 예정이었다.

지산IC는 자동차전용도로 제2순환도로에서 지선도로로 빠져나가는 차량을 위해 신설한 것으로 무등산과 지산유원지, 조선대, 광주지법, 광주지검 등을 찾는 시민들이 쉽고 편하게 다니도록 하기 위한 진출로다.

하지만 차량이 우측으로 빠지는 일반적 진출로와 달리 터널을 지나자마자 좌측 1차로를 통해 제2순환도로에서 나가야 하는 특이한 구조가 운전자에게 무척 낯설고 추돌 사고 등의 위험이 높다는 의견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개통이 미뤄지고 있다.

시는 우측 진출로와 접하게 된 인근 주민들이 주민공청회 등에서 분진과 소음, 사생활 침해와 함께 상습체증이 발생한다는 이유 등을 내세워 거세게 반대하자 이례적인 좌측 진출로로 설계를 바꿔 공사를 마쳤다.

이후 도로체계가 변경되는 만큼 사고위험을 낮추는 보완대책을 세워 개통을 해야한다는 의견과 지산IC를 과감히 폐쇄하거나 우측 진출로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맞섰지만 해법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지산 IC 1㎞ 이전부터 시속 90㎞에서 60㎞로 규정속도를 낮추고, 분리봉 설치와 함께 차선 색깔을 달리해 진출 차량을 분리하면 된다는 개통 찬성론과 지산IC 자체를 폐쇄하거나 우측 진출로가 불가피하다는 반대론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교통안전 시설 보완 후 개통했다가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를 수 있다는 우려와 폐쇄에 따른 예산낭비, 우측 진출로 신설을 위한 사업비 부담도 큰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결국 하루 수만대의 차량이 저속 운행을 감수하면서 서로의 안전을 확보해야 하는지 아니면 예산낭비를 무릅쓰고 IC를 폐쇄하거나 진출로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 갈림길에 놓인 셈이다.

만들고도 쓰지 못하는 지산IC에 대해 민선 8기 광주시가 어떤 결론을 내릴 지 시험대에 올랐다.

전국적으로 좌측 진출로가 개설된 도로는 서울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무안~광주 고속도로 무안공항IC 등 11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새로운 광주시대 준비위는 지난 15일 지산IC 현장을 둘러보고 안전성 점검에 나섰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기정 광주시장 당선인은 현장 방문 직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원점에서 재검토에 들어갔지만 취임 후 정확한 의견을 내야 하는 게 옳은지 인수위 운영 과정에서 밝혀야 하는 건지 고민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국토교통부 기준도 무시하고 좌측 진출로로 설계변경을 강행한 게 문제를 키운 배경”이라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시민 안전이 먼저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