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도의회의장협의회 의장 17명 가운데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의장 11명의 해외 출장이 외유성 출장 비판을 받고 있다.
이들 의장들은 임기를 보름 정도 앞두고 사실상 세금으로 졸업여행을 다녀 온 것이다.
19일 울산시 의회 등에 따르면 시·도의회 의장 11명과 수행원 등 23명은 6월 15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몽골 울란바토르를 방문했다.
이번 출장에 참여한 의장은 협의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박병석 울산의회 의장을 비롯해 이동호(부산·의장직무대리) 신은호(인천) 권중순(대전) 김용집(광주) 이태환(세종) 김명선(충남) 김하용(경남) 고우현(경북) 좌남수(제주) 박문희(충북) 의장 등 11명이다.
이들 시·도의회 의장들은 모두 1명씩 수행원을 대동했고, 협의회 직원 3명도 동행했다.
항공료 숙박비 등 의장 11명의 경비(1인·240만원)는 협의회에서 부담했고 의장을 수행한 직원 경비(1인·150만원)은 해당 시·도의회에서 부담 했다.
이들의 출장 목적은 몽골 관광부와 시·도의회의 교류협력 확대다. 하지만 출장 참석자들이 모두 이달 말이면 임기가 끝나 공직에서 물러나는 시·도 의장들이라는 점에서 출장의 명분이 떨어진다.
충북에서는 지난 14일 한 시민단체가 박문희 충북도 의장의 외유를 비판하며 의회 앞에서 개똥을 투척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번 해외연수 세부 일정에 대해서 “관행처럼 진행되어온 일이라 잘 모른다”고 울산시 의회 관계자는 전했다.
이번 출장에 불참한 시·도 의장들은 외유성 출장 비판을 의식해 불참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의회 관계자는 “임기를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세금으로 해외출장을 가는 것이 시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판단해 불참했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해외출장 참석자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과거 의장들은 몇 차례씩 해외 출장을 다녀왔는데 자신들은 코로나 사태 때문에 의장 임기 중 해외출장을 한번도 다녀오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번 출장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이번 출장에 동행한 의장들 모두 지난 지방선거에서 떨어지거나 출마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위로 차원의 해외일정을 마련했다”고 해명했다.
울산시민연대 관계자는 “지방의원들의 국외출장과 관련한 좀 더 엄격한 심의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