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른바 ‘개딸’ ‘양아들’로 불리는 지지자들을 만나 “명색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한테 억압적 표현을 한다고 하는 게 과연 무슨 도움이 되겠나”고 문자폭탄 등 과격한 지지행위를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이 의원은 18일 오후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과격한 표현, 거친 표현, 억압적 행동 이런 것들이 최근 문제가 되는데 그런 것들은 오히려 적개심을 강화할 뿐이다. 어린아이들도 과하게 억압하면 반발하지 않나”면서 이같이 전했다.
최근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 의원에게 비판적인 이른바 ‘비명계’ 의원들을 향한 문자폭탄 등으로 ‘팬덤정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일부 강성 지지층을 향해 다시금 자제를 요청한 것이다.
이 의원은 “표현이나 이런 것은 정말로 조심해야 된다. 쓸데없이 과도한 표현을 하게 되면 공격의 빌미가 된다”며 “표현은 포지티브하고 우리 개딸, 양아들 여러분이 정말로 잘하시는 게 그런 것 아닌가. 그건(억압적 표현은) 설득,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하는 게 맞다”며 “그런 오해를 받지 않게, 오해를 받는 것도 억울한 일이니까 그런 점들도 고려해주시면 좋겠다”고 거듭 요청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9일에도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사실에 기초한 토론과 비판 설득을 넘어, ‘이재명지지자’의 이름으로 모욕적 언사, 문자폭탄 같은 억압적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그는 글에서 “‘민주주의는 철학과 비전을 제시하고 동의와 지지를 확대해 가는 과정’이라는 면에서 네거티브 방식은 효율적이지도 못하다”며 “모멸감을 주고 의사표현을 억압하면 반감만 더 키운다”고 자제를 요청한 바 있다.
이 의원은 한편 전대 룰 변경 여부를 놓고 당내 이견이 나오는 상황을 의식한 듯 “정당의 주인은 당원,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너무나 당연한 원칙들이 관철되지 않는 것은 정말로 문제”라며 “정당에서는 당원들의 의사가 제대로 관철되는 게 필요하다. 당직은 당원에게, 공직은 국민에게 그게 큰 원칙”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이날 지지자들과 만나 소통하는 시간을 갖고, 사진 촬영 및 사인 요청에 응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