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릴’ 조건희 “DRX, ‘티젠담’과 나란히 설 것”

입력 2022-06-19 00:42 수정 2022-06-19 09:56
LCK 제공

DRX ‘베릴’ 조건희가 소속팀을 ‘3강’으로 불리는 팀들과 같은 반열에 올리겠다고 말했다.

DRX는 18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1라운드 경기에서 프레딧 브리온을 2대 0으로 격파했다. 이들은 두 세트 모두 장기전 끝에 승점을 거머쥐었다. 2승0패(+4)로 젠지와 함께 공동 1위가 됐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조건희는 “1라운드 후반부에 강팀들과 연전을 치른다”며 “그들을 만나기 전 승점을 많이 챙겨놓고 싶었는데, 개막 첫 주에 좋은 결과를 내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날 승인(勝因)으로 밴픽을 꼽은 그는 DRX를 T1, 젠지, 담원 기아 등 ‘3강’으로 꼽히는 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팀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시즌 첫 주에 세트 전승을 기록했다.
“1라운드 후반부에 강팀들과 연전을 치른다. 강팀들을 만나기 전에 승점을 많이 챙겨놓고 싶었다. 개막 첫 주에 좋은 결과를 내 기쁘다. 프레딧은 체급이 뛰어난 건 아니지만 단합력과 한타 실력이 좋고, 손해를 최소화할 줄 아는 팀이다. 담원 기아 상대로도 장기전을 치렀던 만큼 오늘도 장기전을 예상하고 경기장에 왔다.”

-오늘 양 팀의 희비를 가른 요인은 무엇일까.
“밴픽이다. 요즘엔 비슷한 실력의 팀들끼리 붙으면 밴픽에서 승패가 갈린다. 코르키를 제외하고 후반 밸류가 높은 챔피언들을 우리가 더 많이 뽑았다. 첫 페이즈(1~3픽)에서 상대가 어떤 능력이 부족하고, 또 필요한지 예측한 뒤 2페이즈(4~5픽)에서 밴과 픽을 하는 게 중요하다. 오늘은 우리가 그 점에서 상대보다 앞섰다.”

-1티어 챔피언 루시안을 양 팀 모두 픽도 밴도 하지 않았다. 대신 코르키를 1픽으로 골랐다.
“팀별로 루시안의 선호도가 갈릴 것이다. 중국 ‘LoL 프로 리그(LPL)’를 보면 루시안을 푼 뒤 상대하는 팀도 많다. 루시안·나미 조합은 바텀 듀오의 기량도 중요하지만 같은 팀 정글러와 미드라이너가 조합의 특성을 이해하고 또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 난이도가 제법 있는 픽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메타에서 스노우볼 조합으로 코르키의 성장을 막는 게 가능하다 보나.
“자세히 알려드릴 순 없지만, 코르키가 초반에 정말 약하다. 다른 라인이 받쳐주고 시간을 벌어줘야 한다. 운영 싸움이 힘들어지는 챔피언이다. 예전엔 8분에 ‘특급 폭탄 배송(W)’을 이용해서 첫 전령 싸움을 유리하게 풀어나갈 수 있었는데 요즘엔 그렇지도 않다. 미드라이너들이 특급 폭탄 배송을 사용하는 타이밍을 잘 활용해야 한다.”

-1세트 때 흔히 보기 어려운 아이템 ‘경계의 와드석’을 샀다.
“서포터의 귀중한 1100골드를 투자할 만큼 가치가 매우 큰 아이템이다. 서포터가 13레벨을 찍으면 ‘감시하는 와드석’이 ‘경계의 와드석’으로 업그레이드된다. 스킬 가속과 체력, 주문력 등도 올려주지만 그보다 핑크 와드와 일반 와드를 각각 2개, 4개씩 설치할 수 있게 되는 게 아주 큰 메리트다.”

-게임 시간이 길어져 서포터가 13레벨을 찍는 일이 흔할 거 같은데, 이 아이템을 자주 보게 될까.
“게임 시간은 길어졌지만 서포터가 13레벨 찍는 경우가 생각처럼 흔치 않다. 서포터는 라인을 먹어서 레벨 업을 하는 게 아니라, 한타 상황에서 나보다 레벨이 높은 챔피언을 잡아서 레벨을 높이기 때문이다. 게임 시간이 길어져도 한타가 자주 발생하지 않는 메타여서 생각만큼 13레벨을 찍는 일이 흔하지는 않다.”

-개인 화면에서 게임을 창모드로 하는 모습이 잡혔다.
“다른 게임 얘기를 해도 되려나? 중학생 때 ‘겟앰프드’라는 게임을 자주 했다. 다른 유저와 1대1로 싸우는 ‘원형 경기장’이란 맵을 즐겨 했는데, 게임 시작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길었다. 그동안 할 게 없어서 게임을 창모드로 설정해놓고 딴짓을 했던 게 습관으로 굳어졌다.”

-경기 전에도 본인만의 독특한 루틴이 있지 않나. 늘 키아나로 손을 푼다.
“세 가지 콤보를 만들어놓고 순환해 사용한다. 연습용 봇을 지웠다가 다시 설치하면서 콤보를 넣으면 손이 생각보다 바쁘게 움직인다. 나는 손가락을 바쁘게 놀려야 손이 풀리는 타입이다. (담원 기아 시절엔 팀원들이 야스오로 화려하게 콤보를 넣는 ‘담원식 손풀기’를 했다고 들었다.) 아, 나는 도저히 안 되더라.(웃음)”

-다음 상대는 한화생명이다.
“서머 시즌 경기를 관전해 보니 다들 스프링 시즌 때보다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고 느낀다. 스프링 시즌 당시 한화생명에 2대 1로 신승을 거뒀다. 새로운 패치 버전으로 치르는 만큼 열심히 준비해서 그때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강팀 ‘티젠담(T1·젠지·담원)’의 반열에 DRX를 올려놓겠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