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잠행이 2주째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극성 팬덤 ‘개딸’을 중심으로 제기돼온 책임론에 두문불출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도 박 전 위원장의 복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며 그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18일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박지현 전 위원장 이제 쉼을 끝내고 도약합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의원은 글에서 “민주당에서 시행착오 속에서도 당내 목소리의 다양성을 지키고, 성 비위 등의 폭력에 맞서 싸운 모습은 박지현이 좋은 정치인으로 커나갈 수 있다는 잠재력을 보여줬다”며 “불꽃추적단의 불이 연대해 N번방과 싸웠듯이 민주당의 많은 동료들과 연대하라, 성장하라. 돌아오길 기다린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청년 박지현의 SNS가 숨죽이고 있다. 입을 닫은 것인지, 침묵으로 항변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20, 30대는 청년이지만 그들 모두가 청년 정신을 지녔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양성과 창의성, 도전성, 공감력 등 긍정적 태도를 지닌 청년이야말로 청년 정신을 지녔다고 할 것”이라며 “이 모든 가치에 박지현은 있다. 고칠 건 고치면 된다. 바꿀 건 바꾸면 된다. 더 바라는 건 좋은 사람들과 연대하려는 마음을 놓지 마라”고 적었다.
이 의원은 “쉼을 끝내고, 오프라인 현장에 아직 몸 놓기가 저어스럽다(저어하다)면 온라인 소통을 시작하길 바란다”며 “박지현의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에서 ‘청년’을 만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1일 치러진 제8회 지방선거에서 대패한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 직을 내려놨다. 앞서 ‘이대녀’를 주축으로 이뤄진 민주당 극성 팬덤 ‘개딸’들은 지방선거 이전부터 박 전 위원장이 ‘내부총질을 하고 있다’며 날을 세워왔다. 이 같은 비판은 박 전 위원장이 민주당의 과오에 대해 ‘사과 회견’을 할 때마다 거세졌고, 이에 박 전 위원장은 “다른 의견을 내부총질이라 비난하는 세력에 굴복해선 안 된다”고 강경대응하며 갈등이 증폭됐다.
개딸 외에도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 등도 박 전 위원장에 대한 비판에 가세한 바 있다. 김 이사장은 지난 1일 “(박 위원장은) 자기당 지지자를 ‘진정한 개딸 맞느냐’며 혐오하고, 다니는 곳마다 자당 정치인의 함량 미달을 탓했다. 민주당은 저 철부지에게 경고라도 제대로 했나?”고 지적했다. 황씨도 박 전 위원장을 겨냥해 “당에 애착이 없는 이들이 선거를 이끌었는데 이길 리가 없다”고 했다.
이후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일 자신의 트위터에 “민주당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두 번째 심판을 겸허히 수용합니다”라는 글을 올린 뒤 2주 넘게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 의원을 시작으로 당 내부에서 ‘박지현 복귀론’이 나오기 시작하는 만큼 박 전 위원장도 조만간 입장 정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