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이 농심 레드포스를 장기전 끝에 제압했다. 스프링 시즌에 이어 서머 시즌에도.
T1은 17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정규 리그 1라운드 경기에서 농심을 2대 0으로 이겼다. 1승0패(+2)를 기록해 DRX, 젠지, 담원 기아, 리브 샌드박스와 함께 순위표 가장 높은 곳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이날 2세트는 46분간 장기전으로 펼쳐졌다. 양 팀이 드래곤과 내셔 남작 둥지 앞에서 킬을 주고받으면서 게임의 균형을 맞췄다. 시소게임은 장로 드래곤과 내셔 남작이 각각 세 번씩 등장한 뒤에야 마무리됐다. 드래곤 전투에서 킬을 따낸 농심이 무리하게 넥서스 테러를 감행하다가 불필요한 킬을 내줬고, T1이 그 틈을 타 맵 위부터 아래까지 쭉 횡단해 역전승을 거뒀다.
올해 T1과 농심은 만나기만 하면 장기전을 치른다. 스프링 시즌 때는 두 라운드 모두 3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치렀다. 1라운드 땐 1세트부터 순서대로 46분, 30분, 39분간 승부를 펼쳤다. 2라운드 땐 39분, 40분, 29분 동안 경합을 벌였다.
웃는 쪽은 항상 T1이었다. 농심은 스프링 시즌 T1과 치른 두 번의 맞대결에서 각각 한 세트씩 따내긴 했으나, 결국 뒷심 싸움에서 밀려 승점을 헌납했다. 경기 내용도 비슷했다. 농심은 후반 싸움에서 T1을 이기지 못했다. 또는 승부수를 걸었다가 실패했다. 이날 2세트와 비슷한 게임을 지난봄에도 겪었다.
두 팀이 만나기만 하면 비슷한 양상과 결과가 나오는 건 단지 우연에 불과할까. T1 ‘페이커’ 이상혁은 그렇지 않다고 봤다. 17일 농심전 후 기자실을 찾은 그는 농심 상대로 신승을 거둬온 것과 관련해 “우연의 일치라고 할 순 없을 것 같다”면서 “중후반에 더 침착한 팀이 승리를 많이 가져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농심은 시즌 첫 주 차에 세트승조차 신고하지 못했다. 스프링 시즌 당시 이들의 발목을 잡았던 운영 능력의 부재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듯한 플레이를 펼쳤다. 이들은 2주 차에 광동 프릭스(23일), 한화생명e스포츠(26일)와 맞붙는다. T1과는 8월 7일 리턴 매치를 벌인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