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구례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가축 사료용으로 폐기된 라면이나 빵을 아동들에게 먹이고 가혹행위까지 했다는 학대 의혹이 제기됐다.
전남경찰청은 구례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근무한 직원 A씨가 이런 주장을 담은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가 지목한 가해자 B씨는 50대 여성으로 해당 시설의 센터장이다. 경찰은 B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A씨의 고발장에 따르면 B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식품 공장에서 버리다시피 내놓은 라면과 빵 등을 센터 아동들에게 간식으로 제공했다.
식품 공장에서는 상품의 가치가 떨어지는 제품을 가축의 사료용으로 쓸 수 있게 지역 축산업체 2~3곳에 제공한다. B씨는 축산업을 하는 자신의 지인에게서 사료용으로 제공된 식품들을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이 지인이 정상적인 식품을 후원한 것처럼 기록했다.
B씨의 지인인 축산업자는 “상태가 괜찮은 것 몇 개를 맛이나 보라며 가져다준 것”이라며 “금전적 거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사료용으로 취급된 만큼 라면과 빵은 (개별) 포장도 없는 상태로 쓰레기통과 같은 보관함에 놓여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 B씨가 비정상적인 간식을 센터 아동들에게 제공했음에도 서류에는 정상적으로 간식을 제공한 것처럼 꾸몄다며 횡령 의혹도 제기했다.
A씨는 “후원품으로 들어온 물품을 아동들에게 제대로 제공하지 않거나 후원한 적 없는 사람들에게 기부금 영수증을 꾸며주는 등 부정행위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동들에게 폭언과 가혹 행위가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B씨가 오리걸음을 시키거나 여러개로 겹쳐진 의자를 들고 다른 아동들 앞에 서 있게 했고, 손과 파리채 등으로 신체 폭력도 일삼았다는 것이다.
또 아동들에게 강제로 종교 활동에 참여하도록 했다는 주장도 있었다. 해당 센터에서 근무했던 남자 교사가 여자 아동을 성추행했고, B씨는 이 사실은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도 함께 나왔다.
경찰은 피해 아동에 대한 기초 진술과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제기된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
김민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