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의 ‘흠뻑쇼’, ‘워터밤’ 등 현장에서 대량으로 물을 뿌리는 콘서트에 우려를 표했던 방역당국이 하루 만에 “자제해달라”며 권고 수준을 한층 높였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마스크가 젖게 되는 경우 조금 더 감염에 취약해지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물을 뿌린다든가 이런 형태로 축제가 진행되지 않도록 각별한 당부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여름철을 앞두고 다양한 형태의 축제들이 있고, 실외 마스크 착용이 의무가 아닌 경우라도 마스크 착용과 자율적 거리두기, 손 씻기 등 개인 방역 수칙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고재영 방대본 위기소통팀장은 지난 16일 ‘대형 야외공연에서 마스크가 젖을 경우 기능이 떨어져 감염 위험이 없느냐’는 질문에 “물에 젖은 마스크는 세균번식 등 위험이 높아 마스크 교체 등의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방역당국의 권고를 지키기 위해서는 여분의 마스크나 손 세정제를 준비해야 하는 만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에 방역당국은 물 뿌리는 축제에 대한 입장을 우려에서 자제 당부로 바꾼 것이다.
흠뻑쇼 측은 이날 인터파크티켓 공지를 통해 “관객 한 분당 방수 마스크 1개를 무료로 제공한다”며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중요한 개인 방역 수칙이다. 개인 마스크 미착용 시, 입장이 불가하다”고 공지했다.
반면 오는 24일부터 시작하는 워터밤 축제, 다음달 9~10일 개최하는 송크란 뮤직 페스티벌과 다음달 30일 열리는 신촌 물총축제 측은 젖은 마스크 방역에 대한 입장을 아직 밝히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3년 만에 돌아온 흠뻑쇼는 콘서트 한 회당 물 300t이 쓰인다는 이야기에 논란이 됐다. ‘전국에 가뭄이 심각한 상황에서 물 낭비다’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물 뿌리는 축제로 논란이 번지는 모양새다.
이찬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