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재벌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도지코인 피라미드 사기’ 피해를 호소하는 암호화폐(가상화폐) 투자자들로부터 330조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가상화폐 투자자 키스 존슨이 이날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머스크, 테슬라, 스페이스X를 상대로 총액 2580억 달러(약 332조2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고 보도했다. 존슨은 도지코인 폭락으로 손해를 본 투자자들의 집단소송에서 대표자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존슨은 “도지코인에 가치가 없다는 사실을 피고들은 알고 있으면서도 금전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홍보했다. 머스크는 세계 최고 재벌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자신의 이익과 즐거움을 위해 도지코인 피라미드 사기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존슨은 도지코인의 지난해 5월 이후 낙폭과 피해자들의 투자금을 근거로 손해배상 청구액을 산출했다. 또 “가상화폐에 내재된 가치가 없다”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의 발언을 소장에 첨부했다. 다만 머스크의 사기 혐의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자료를 제출하지는 않았다.
도지코인은 시바견을 마스코트로 내세운 ‘밈 코인’에서 출발했다.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동전주로 취급되던 도지코인의 가치는 머스크의 지지를 받은 지난해 4월부터 큰 폭으로 올랐다. 머스크는 트위터에 시바견 사진을 올려 도지코인을 향한 꾸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때마다 도지코인 가격도 상승했다.
머스크는 자신을 ‘도지 파더(도지코인의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했다. 지난해 5월 미국 NBC방송 주말 예능프로그램 SNL에 출연해서는 “도지코인을 사기”라고 농담으로 말해 폭락을 불러오기도 했다. 머스크는 지난 1월부터 테슬라 관련 제품을 도지코인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지정했다.
지난해 5월 한때 0.5달러를 넘었던 도지코인의 가치는 1년여 사이에 10분의 1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도지코인은 17일(한국시간) 오후 3시15분 현재 미국 가상화폐 시가총액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0.0566달러(약 73원)를 가리키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