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퍼블도 안 나왔다. 레전드야, 그냥.” 경기 중반부에 ‘쇼메이커’ 허수가 내뱉은 말이다. 1세트에서 펼쳐진 담원 기아와 프레딧 브리온의 장기전은 그야말로 ‘레전드’ 경기가 됐다.
16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정규 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 담원 기아는 프레딧과의 치열한 접전 끝에 2대 0으로 승리를 거뒀다. 담원 기아는 이날 승리로 1승0패(+2)를 기록했다.
담원 기아는 1세트 내내 피를 흘리지 않는 전술을 이어나갔다. 드래곤이 3번 쓰러질 동안 챔피언은 한 명도 쓰러지지 않았다. 해설진은 “타이쿤 게임을 보는 듯하다”고 경기를 평가했다. 프레딧은 첫 드래곤 전투를 이기고 내셔 남작을 처치하는 등 중반부까지 우세한 흐름을 유지했다.
담원 기아가 게임 흐름을 바꾼 것은 34분 첫 킬을 냈을 때다. 담원 기아는 '라바' 김태훈과 ‘모건’ 박기태를 처치하며 더블 킬을 따냈다. 기세를 몰아 ‘너구리’ 장하권은 '헤나' 박증환을 추격해 전투를 마무리했다. 담원 기아는 넥서스로 빠르게 직행해 승리를 따냈다.
막판 승부수에 성공한 담원 기아는 경기 후 남다른 소감을 밝혔다. 중간에 당황한 기색을 역력히 보였던 허수는 “살면서 이런 판을 해본 건 처음이다. 중간에 탭을 눌러봤더니 36분인데 0대 0이어서 웃겨서 그런 말을 했다”고 당시의 심정을 솔직하게 토로했다. ‘캐니언’ 김건부 역시 “요새 메타가 그런 점도 있고, 우리가 초반에 약하고 중후반에 좋은 조합을 짜서 게임을 오래 보긴 했다. 킬이 그렇게 안 나올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시즌 휴식 후 첫 경기를 치른 장하권 역시 경기가 끝난 후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겨서 다행이다. 반가웠고, 기분이 좋았다”며 승리에 대한 기쁜 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그는 “한타 때 안일하게 변신을 못 해서 플레이가 아쉬웠다”라며 “내구성 패치로 인해 변화한 플레이 방식이 예전 플레이 성향과 맞지는 않는다”고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정진솔 인턴기자 s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