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尹, 본인 국정농단 수사가 ‘정치보복’이었나”

입력 2022-06-17 13:22
윤석열 대통령(왼쪽 사진)과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본인이 직접 했던 국정농단 수사가 ‘정치보복’ 수사였다고 주장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야권이 최근 이뤄지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의원에 대한 수사, 산업부 블랙리스트 수사 등을 정치보복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이 “민주당 정부 때는 안 했나”라고 답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 대통령) 본인이 박근혜, 최순실, 이명박뿐 아니라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구속시켰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의원은 “(민주당 때 이뤄진 수사가 정치보복 수사라면) 본인은 정치보복의 도구로 신념도 없이 시키는 대로 칼춤을 춘 것인가”라며 “윤 대통령은 답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보도를 보고 어이가 없었다. 윤 대통령의 사고와 인식의 수준이 저 정도인지 제 눈과 귀를 의심했다”며 “이전에도 당신께서 (정치보복을) 했고, 지금도 당신께서 정치보복을 하겠다고 공개선언을 한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생각하는 법치는 내 편, 네 편에 따라 다른 기준이 적용되는 모양”이라며 “정치의 내로남불은 부끄러움을 남길 뿐이지만 날카로운 칼자루를 손에 쥔 ‘법치의 내로남불’은 생사람을 잡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야권이 최근 민주당 측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정상적 사법 시스템을 정치 논쟁화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정권 교체가 되고 나면 형사사건 수사라고 하는 건 과거 일을 수사하지 미래 일을 수사할 수는 없다”며 “과거 일부터 수사가 이뤄지고 좀 지나가고 그러면 현 정부 일에 대해 수사가 이뤄지고 하는 것이지, 민주당 정부 때는 안 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 정부에 대한 정치보복 관련한 질문에 대통령이 한 말씀은 정치적 의도를 갖고 한 말이 아닌 일반론”이라며 “굳이 확대 해석할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