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16일 경남 양산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금도를 넘는 욕설과 불법 시위는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문 전 대통령의 평산마을 사저를 찾은 뒤 페이스북에 “마을 곳곳이 집회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사회는 반목이 아닌 화합으로 발전한다”며 “새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전직 대통령님들을 비롯해 다양한 분들의 조언을 늘 귀담아들으며 통합의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만남에 대해선 “(문 전 대통령과는) 참여정부 시절부터 뵈었으니 오랜 인연”이라며 “총리로서 전임 대통령께 인사드리고 국정운영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던 2007∼2008년 한 총리는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국무총리를 지냈다.
한 총리는 또 “평산마을에서의 소박한 일상 이야기와 함께 국내외 경제 상황의 어려움과 엄중함, 우크라이나 사태 등 최근 국제정세 등에 대해 말씀을 나눴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 전 대통령께 새 정부가 국정 운영을 잘 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 부탁드렸고, 대통령께서도 화답해 주셨다”며 “문 전 대통령님의 따뜻한 환대에 감사드린다. 늘 강건하시고 평안하시기를 빈다”고 말했다.
한 총리가 이날 공개한 사진에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4일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 예방 당시 입었던 것과 같은 옷으로 추정되는 갈색 반소매 셔츠에 회색 바지를 입었다. 흰수염을 기른 모습으로 웃으며 한 총리를 맞이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사저 앞 일부 보수단체의 시위가 밤낮으로 이어지며 마을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자, 지난달 31일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시위대를 경찰에 모욕 등 혐의로 고소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시위와 관련해 지난 7일 “대통령 집무실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이니까 법에 따라 되지 않겠냐”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진보 성향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는 서울 서초구 윤 대통령 자택 앞에서 문 전 대통령 양산 사저 앞 보수단체 시위 중단을 요구하며 맞불집회를 열었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서도 “법에 따른 국민의 권리이니까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