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건설현장 인권문제 해결촉구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16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앞에서 퍼포먼스를 통해 삼성바이오 건설현장 현안 해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 ESG경영평가 A등급은 허구”라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1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진행한 ESG경영평가에서 인권경영을 포함하는 사회적책임 부분에서는 A+ 등급을 받았으나 인권경영 부분을 포함하는 사회적 책임 영역에서 A+를 받았다는 것은 협력업체 소속으로 일하고 있는 4공장 노동자들은 전혀 동의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4공장 신축현장의 건설노동자들은 하루하루 지내기도 힘겨운 근로조건을 참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건설노동자들이 직접 참여한 인권경영 평가 결과 낙제 수준”이라며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경인지부가 9일 출근시간과 점심시간을 이용해 현장 노동자들이 20점 간격의 점수구간에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으로 진행한 인권경영에 대한 평가에서 평균 24점을 받았는데, 현장 노동자 약 5300여명 중 1432명이 참가한 결과 인권경영은 낙제였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4공장 건설현장에는 5300명이 근무하지만 700여개의 의자만 제공되고 있어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는 4600여명이 쉴 곳을 찾아 경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현장 주변 아스팔트 위에 쓰러지 듯 누운 노동자들의 모습이 인권경영을 한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일상적인 풍경이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방광염을 유발하는 열악한 화장실은 가장 기본적인 인권도 보장하지 않고 있다”며 “노동부가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독일의 기준에 따르면 4공장 건설현장의 화장실은 남성용이 32.3% 여성용이 46.9%에 불과해 현장의 여성노동자 상당수가 방광염을 호소하고 있을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건설현장에 식당 시설을 갖추지 않고 공사를 시작한 결과 노동자들은 다른 곳에서 조리한 식사를 가져와 주차동 건물에서 배식하는 밥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고, 120m가 넘게 줄을 서는 식당은 밥이 부족하기 일쑤고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해 고통스럽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청회사들은 식당에서 소모되는 시간 때문에 점심시간을 2시간으로 늘리고 근무시간을 1시간 늘리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노동자들은 이유 없이 1시간 현장에 체류해야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불편은 주차시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주차장의 입구가 1곳 뿐이라 퇴근 시간에는 1시간 가까이 주차장에서 정체를 겪어야 하기 때문에 이를 피하려고 노동자들은 새벽 4시에 출근해서 주차장 출구 쪽에 주차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고 호소한다.
이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최저가 낙찰제를 통해 공사비를 절감한 결과 노동자들의 상습적 임금체불, 법정 제수당의 미지급, 장시간 노동 등 노동인권의 침해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장기적으로는 노동문제에 대한 통제를 전담할 수 있는 조직을 신설하고, 지금 당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노동자들과 대화에 나서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정부가 발표한 휴게시설에 설치에 대한 시행령은 오히려 기업의 휴게시설 방치에 대한 면죄부가 되고 있다”며 “정부는 휴게시설의 1인당 면적 기준, 화장실의 설치 기준을 명확히 해 노동자의 인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