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16일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인선 문제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두 사람은 비공개 회의에서 연일 감정 섞인 표현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복수의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최고위 회의에서 안철수 의원이 추천한 최고위원 인선안을 논의하다 안 의원을 향해 “땡깡 부린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안 의원은 앞서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으로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을 지목했다. 이에 이 대표는 어렵다는 뜻을 내비치며 공개적으로 재고 요청을 했고, 안 의원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며 기존 추천 인사를 임명하라고 맞받은 상황이다.
이 대표의 발언에 배 최고위원은 “저희가 생각해도 졸렬해 보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당 합당 과정에서 약속했던 만큼 안 의원이 추천한 최고위원 2인을 수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배 최고위원은 “최고위 정수가 짝수이면 안 된다는 조항은 없지 않냐”고 언급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에 이 대표는 ‘졸렬’이라는 표현에 발끈하며 “지도부 구성을 바꾸는 중요한 문제”라고 배 최고위원의 발언을 받아쳤다는 후문이다.
국민의당 몫 2명 추천에는 반대할 의사가 없지만 국민의힘 소속인 정 의원을 추천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이 대표의 입장이다. 이 대표는 또 김 전 위원장의 경우는 과거 발언 때문에 반대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최고위원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조만간 출범을 앞둔 당 혁신위원회를 언급하며 “여기 있는 어느 누구도 ‘자기 정치’를 위한 어떤 의도를 혁신위에 담지 않겠다. 앞으로 당내 건전한 조직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저희가 많이 보조하겠다는 약속을 다시 한번 드린다”고 했다. 배 최고위원의 이 발언을 두고 이 대표를 에둘러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의 설전은 사흘 전에도 있었다. 배 최고위원이 지난 13일 비공개 최고위에서 이 대표가 띄운 당 혁신위에 정면으로 반발하면서다. 배 최고위원은 당시 이 대표를 향해 ”혁신위가 자잘한 사조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어느 국회의원이 참여하겠다고 나서겠느냐“라고 언급했다.
배 최고위원은 지난 2일 최고위에서 혁신위 출범을 결정할 때 거론되지 않았던 ‘공천 개혁’ 의제를 이 대표가 상의 없이 추후에 끼워 넣었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들은 이 대표가 “공천 개혁을 할 수 있다는 것이지,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반박하며 두 사람 간 설전이 이어졌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