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지난 13일 지인을 대동하고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한 것을 두고 비선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에서는 대통령실에 김 여사를 보좌하는 제2부속실을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실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이 뒷받침되도록 하는 것이 불필요한 논란을 더 이상 양산하지 않을 수 있다”며 제2부속실 설치를 주장했다. 하태경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부속실을 안 두니 팬클럽이나 김 여사 개인회사 직원들이 부속실을 대체하는 일이 벌어진다”며 “차라리 깔끔하게 사과하고 제2부속실을 만드는 것이 맞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실 슬림화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이 내걸었던 대선 공약을 폐기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제2부속실 폐지는 대통령 공약 사항이고, 부활하지 않더라도 대통령 부인의 공적 활동을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다”며 “가급적이면 설치하지 않는 것이 맞는다”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도 “제1부속실이나 비서실, 의전팀에서 뒷받침하면 될 문제”라며 “무엇보다 대통령실이 결정해야 할 문제를 당에서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박근혜정부 비선 실세였던 최순실씨를 꺼내며 공세를 이어갔다. 신정훈 의원은 “국민들은 이미 박 전 대통령 당시 최순실이라는 사적 관계를 공무에 개입시킨 폐해에 대해 알고 있다”며 비선 의혹에 대한 명확한 조치를 촉구했다.
김 여사는 이날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여사의 서울 연희동 자택을 찾아 이 여사를 예방했다. 이번엔 대통령실 행정관 1명만 대동했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차례로 예방한 김 여사는 전직 대통령 부인을 모두 예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앞서 14일에는 국민의힘 4선 이상 중진의원들의 부인 11명과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오찬 모임을 가졌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대선과 지방선거를 치른 노고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한다.
구승은 강보현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