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보급형 프리미엄 라인업인 ‘갤럭시 팬에디션(FE)’을 단종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시장이 축소하고 있고, 반도체 공급도 부족해 ‘선택과 집중’을 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IT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전자가 올해 갤럭시 S22 FE를 출시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16일 보도했다. 이후에도 FE 출시는 미지수여서, 2020년 갤럭시 S20 FE를 처음 선보인 이후 3년 만에 FE 라인업 단종이 유력하다고 덧붙였다.
S20 FE는 미국 유럽 등에서 인기를 얻으며 첫 해에만 500만대 이상 팔렸다. 하지만 S21 FE의 경우 출시 시기가 밀리며 올해 1월에나 공개됐고 판매량이 전작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S21 FE는 지난해 6월부터 관련 정보가 유출되는 등 출시를 감지할 수 있는 정보가 있었다. 반면 S22 FE는 올해 들어 아무런 정보가 나오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제품 출시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FE 단종은 보급형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 삼성전자의 ‘밑그림’에 변화가 있음을 시사한다. 우선 그동안 보급형을 담당했던 A 시리즈 제품의 성능이 상향 평준화했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시장에서 중국 업체와 치열할 경쟁을 하면서 A 시리즈 성능을 대폭 강화했다. 올해 출시한 A53, A73 등은 S 시리즈에 들어간 주요 기능을 모두 탑재했다. 또 S22 시리즈 제품의 스펙트럼이 넓어진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사실상 노트를 대체한 S22 울트라가 등장하면서 S22와 S22+가 보급형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수요까지 아우르는 구도를 형성했다. FE 시리즈의 입지가 애매해진 것이다.
애플은 아이폰SE, 구글은 픽셀 6a 등을 내놓으면서 보급형 프리미엄 시장을 꾸준히 공략하고 있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에는 폴더블폰이 있어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라인업 확대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판매량, 수익성을 확보하는 게 한층 유리하다. 삼성전자는 오는 8월에 새로운 폴더블폰인 갤럭시 Z폴드4, Z플립4를 공개할 예정이다. Z폴드4는 화면 비율을 변경하고, 카메라 성능을 전작보다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Z폴드4, Z플립4 모두 전작의 부족한 지점을 개선하면서도 경쟁력을 감안한 가격을 책정해 폴더블폰 시장 활성화를 노릴 예정이다.
여기에다 스마트폰 시장 위축, 반도체 공급 부족 등의 외부 상황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시장의 규모는 지난해보다 3%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반도체 부족 현상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가 폴더블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상황이어서 삼성전자는 올해 신제품으로 폴더블폰 시장의 주도권을 확실히 다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