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스텝은 악재” 현실 깨달은 비트코인 ‘시들’

입력 2022-06-16 15:04
엘살바도르 산타마리아 미자타에서 지난해 11월 20일(현지시간) 열린 암호화폐(가상화폐) 투자자 컨퍼런스에서 전광판에 비트코인 로고가 표시되자 참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국가다. A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6월 금리 인상률을 확인한 뒤 뉴욕증시와 함께 환호했던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장이 상승률 일부를 반납하고 지지부진한 흐름으로 돌아섰다. ‘대장화폐’ 비트코인은 3000만원을 돌파하지 못하고 다시 2800만원대로 주저앉았다.

비트코인은 16일(한국시간) 오후 2시30분 미국 가상화폐 시가총액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보다 5.75% 상승한 2만2158달러(약 2852만원)를 가리키고 있다. 1주 전과 비교하면 27.02% 하락했다. 같은 시간 국내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4.56% 오른 2869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3시만 해도 2670만원대까지 급락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6월 정례회의를 마친 연준의 금리 인상률 발표를 앞둔 시점이었다. 연준은 결국 금리 인상률을 0.75% 포인트로 발표했다. 이는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적용된 최대 금리 인상률이다.

이런 금리 인상률은 시장의 예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불확실성 해소로 인식한 시장은 곧 반등장으로 전환됐다. 같은 시간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했고, 비트코인 가격도 나스닥지수를 따라 올라갔다. 한때 2950만원대까지 치솟아 3000만원 선 탈환을 시도했다.

결국 3000만원 선은 열리지 않았다. 오전 10시부터 비트코인은 다시 하락세로 전환됐다. 여전히 상승세를 표시하는 한국의 코스피·코스닥지수, 일본의 니케이지수, 뉴욕증시 선물지수와 비교하면 고위험군 자산시장에서 함께 환호했던 가상화폐 시장만 외면을 받고 있다.

21세기 들어 처음으로 단행된 연준의 ‘자이언트스텝’(75bp 금리 인상)은 결국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시장의 유동성을 줄이는 조치인 만큼 가상화폐 시장을 위축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가상화폐 자산운용사 발키리의 연구 책임자 조쉬 올세위츠는 코인데스크와 인터뷰에서 “하향 변동성은 연준에서 (긴축) 정책이 중단되거나 번복될 때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인데스크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에 대한 강력한 증거를 확인하기 전까지 승리를 선언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