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과 국립문화재연구소는 16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통일신라 3㎝ 금빛 화조도’를 공개했다. 새 주위의 꽃 무늬는 문양을 원형으로 늘어놓아 꽃을 위에서 본 형태를 연상시켜 단화(團華)라고 불린다. 단화는 경주 구황동 원지 출초 금동경통장식, 황룡사 서편 폐사지 출토 금동제 봉황 장식등에서 확인되는 통일신라 장식 문양 중 하나다. 이로 미뤄 이 금박 화조도는 8세기 통일신라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됐다.
금박의 문양은 목재 받침 등에 금박을 고정한 뒤 새겼다. 온전한 형태로 볼 때 지금보다 넓은 금박에 문양을 새긴 뒤 사용할 부분만 오려낸 것으로 보인다. 따로 매달 수 있는 구멍이 없는 것으로 미루어 용도는 어떤 기물에 직접 부착한 장식물로 분석된다.
이 마름모꼴 금박 화조도의 용도는 무엇이었을까. 대전대 역사문화학과 이한상 교수는 “무늬의 정교함으로 미뤄 왕실에서 사용한 것은 분명하다”며 “못의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볼 때 아쟁 등 나무로 만든 악기에 위엄을 드높이려 부착한 장식이었을 것으로 짐작 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황남대총, 천마총 등 5∼6세기 신라 무덤에서는 금관 등 금속 유물이 대거 발굴됐다. 하지만 통일신라시대에는 금속 유물을 무덤에 묻는 관행이 사라졌고, 이에 따라 통일신라의 정교한 공예수준을 보여주는 금속 유물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출토품은 가치가 크다. 이 교수는 “새가 마주보는 무늬는 당시 서역에서 크게 유행했던 모티브로 국제적인 나라였던 당나라를 거쳐 통일 신라에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며 “문화의 수준이 높을수록 금속 공예 기술 수준이 높기 마련인데, 이 유물은 테크닉이 지금까지 국내에서 가나온 것 중에서 가장 정교하다”라고 강조했다.
문화재청은 17일부터 10월 31일까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천존고에서 ‘3㎝에 담긴, 금빛 화조도’ 특별 전시를 통해 이 유물을 일반에도 선보인다.
손영옥 문화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