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스텝’에 환호한 시장… 왜? [3분 미국주식]

입력 2022-06-16 07:46 수정 2022-06-16 10:29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준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결정한 기준금리를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자이언트스텝’(75bp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 포인트 인상한 건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7월에도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예고했다. 미국 뉴욕 증권시장은 16일(한국시간) 물가를 잡겠다는 연준의 의지에 기대를 품고 일제히 상승했다.

1. 미국 기준금리 0.75% 인상

연준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이날 성명을 내고 금리를 0.75% 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제 미국의 기준금리는 1.50~1.75%로 상승했다. 올해 FOMC 정례회의는 7월, 9월, 11월, 12월에 한 차례씩 열린다. 남은 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올리고 그중 한 차례만 ‘빅스텝’(50bp 금리 인상)을 밟으면 기준금리 3%대에 도달한다.

앞서 연준은 지난 3월 FOMC 정례회의에서 0.25% 포인트를 적용한 금리 인상을 2018년 12월 이후 3년3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시행했다. 지난달 FOMC 정례회의에선 2000년 이후 22년 만에 ‘빅스텝’을 밟았다. 이번에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였다.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없을 만큼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심각하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에서 인플레이션 장기화 조짐이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5월 CPI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8.6%로 1981년 12월 이후 41년 만에 최고치를 가리켰다. 나흘 뒤인 지난 14일 노동부에서 공개한 5월 PPI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10.8%였다.

PPI는 생산자의 판매가로 매기는 물가지수다. 아직 소매 단계로 넘어가지 않고 도매상이 체감하는 물가를 나타낸다. 결국 PPI는 CPI의 선행지표 성격을 갖게 된다. 5월 PPI 상승률을 확인한 시장은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걱정하고 있다. 시장은 이날 끝난 FOMC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에 이미 무게를 두고 있었다.

뉴욕증시는 일단 ‘안도 랠리’를 펼쳤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303.70포인트(1%) 오른 3만668.5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4.51포인트(1.46%) 상승한 3789.99에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5%(270.81포인트) 뛴 1만1099.15를 기록했다.

물가를 잡겠다는 연준의 의지와 불확실성 해소가 시장의 환호를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승 폭은 장 막판에 줄었다. 이날 반등은 그동안의 낙폭 과대를 만회하기 위한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있다.

2. 파월 “다음에도 0.75% 인상할 수 있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최근 수개월간 일자리 증가는 견고했다.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코로나19 대유행, 에너지 가격 상승, 광범위한 물가 압박과 관련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반영해 여전히 높다”며 인플레이션의 악재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 중국 대도시의 ‘코로나 봉쇄’에 따른 공급망 차질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금리 목표 범위의 지속적인 증가가 적절할 것”이라며 금리 인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날 FOMC 정례회의에서 ‘빅스텝’을 주장한 위원은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뿐이었다. 나머지 위원들은 ‘자이언트스텝’에 찬성했다. FOMC 구성원들은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금리 수준을 3.4%로 전망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 성명에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준은 물가를 잡기 위한 수단과 결의가 있다”며 “물가상승률이 매우 높다. 금리 인상을 계속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생각한다. 다음 회의에서 50bp나 75bp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차기 FOMC 정례회의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7월 26~27일에 열린다.

3. 양적긴축 계획대로 진행

연준은 이날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양적긴축을 기존의 계획대로 진행할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미 현지시간으로 지난 1일을 기해 대차대조표를 축소하기 시작했다. 연준은 이달부터 3개월간 만기 도래 채권 및 주택저당증권(MBS) 가운데 475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차대조표를 축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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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