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해수부 공무원 北 피살 사건 관련 정보 16일 발표

입력 2022-06-16 00:01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가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연합뉴스

윤석열정부가 2020년 서해에서 북한군 총격에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 피살 사건 관련 정보 일부를 16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12월 청와대가 정보공개청구 소송에 항소한 것과 관련해 “도대체 무엇을 숨기고 싶은 것이냐”며 “제가 집권하면 피살 공무원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15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국가안보실과 해양경찰청, 국방부는 사건 관련 정보를 검토해 왔고, 16일 그 내용을 공개할 계획이다.

대통령실이 개괄적인 내용을 발표한 뒤 해경이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형식으로 공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이모씨 자진 월북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해경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실종자(이씨)는 출동 전후와 출동 중에도 수시로 도박을 하는 등 인터넷 도박에 깊이 몰입했다”며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었다.

대통령실은 또 이씨 형 이래진씨가 제기한 정보공개청구 소송의 항소 취하 여부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래진씨는 국가안보실과 국방부, 해경 등을 상대로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냈고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이래진씨와 국가안보실 및 해경이 각각 항소해 2심이 진행 중인데, 사건이 종결될 경우 1심에서 허용된 부분은 즉시 유족에게 공개될 수 있다.

대통령실은 또 윤 대통령 명의로 별도 메시지를 내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은 2020년 9월 21일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 이씨를 북측 해상에서 사살한 뒤 기름을 부어 불태웠다.

특히 이 과정에서 우리 군 당국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에서 표류하는 이씨를 발견하고도 첩보자산 노출 우려 등을 이유로 이 사실을 북측에 통보하지 않은 것은 물론 사격도 저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 발생 4일 만인 같은 달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씨 사살 사건에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