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은 많았는데…전반기 국회 ‘법통과 0건’ 의원 11명

입력 2022-06-16 00:05
제21대 국회 전반기 동안 대표발의법안을 단 차례도 통과시키지 못한 국회의원이 11명에 달했다. 국민일보 DB

제21대 국회 전반기 동안 대표 발의법안을 단 차례도 통과시키지 못한 국회의원이 11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소속인 박병석 국회의장 외에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5명, 이제 여당이 된 국민의힘 소속 4명, 시대전환 소속 1명 등이다.

초선부터 4선까지…‘법안 통과 0건’에 선수 없었다
2년 동안 통과된 대표발의 법안이 0건이 의원은 김의겸 윤호중 전해철 최강욱 홍영표 의원(민주당), 김웅 김희곤 조수진 박진 의원(국민의힘), 조정훈 시대정신 의원, 박병석 무소속 의원 등 총 11명이었다. 법률소비자연맹 제공

시민단체 법률소비자연맹은 14일 21대 국회 전반기에 통과된 국회의원 발의 법률 총 3571건을 분석해 정리한 ‘제21대 국회 전반기 의원 법안성적’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통과된 대표 발의 법안이 0건이 의원은 김의겸 윤호중 전해철 최강욱 홍영표 의원(민주당), 김웅 김희곤 조수진 박진 의원(국민의힘), 조정훈 시대정신 의원, 박병석 무소속 의원 등 총 11명이었다.

21대 국회 1차연도(2020년 6월부터 2021년 5월까지) 대표 발의 법안 통과 0건 의원이 25명이었던 것에서 14명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앞서 20대 국회 때 4년 동안 대표 발의 법안 통과 0건 의원이 김무성, 진영, 추미애, 홍문종 전 의원 등 총 4명이었던 결과와 비교해서는 여전히 많다.

최강욱 의원은 제21대 국회 전반기 동안 대표발의 법안을 단 한 차례도 통과시키지 못했다. 뉴시스

김웅 의원은 제21대 국회 전반기 동안 대표발의 법안을 단 한 차례도 통과시키지 못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선수별로는 초선 의원이 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 중 김웅 의원은 8건, 최강욱 의원은 19건, 조정훈 의원은 18건을 대표 발의했지만 한 차례도 본회의 처리까진 가지 못했다.

비단 초선의원들만의 일은 아니었다. 3선의 전해철 의원과 4선 홍영표 의원도 김웅 의원과 같은 8건의 대표 법안을 발의했지만 통과시키지 못했다. 4선의 박진, 윤호중 의원은 10건을 대표발의했지만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아직 없다.

대표 발의 법안 통과 0건인 중진의원들은 다른 역할을 겸임한 경우가 많았다. 6선의 박병석 의원은 전반기 국회의장을 수행했고, 전해철 의원은 2020년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행정안전부 장관직을 겸직했다. 김의겸 의원은 김진애 전 의원이 서울시장에 출마하면서 지난해 3월부터 의원직을 승계받은 경우에 해당한다.

홍금예 법률소비자연맹 실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국회의장을 맡은 박병석 의원은 공정성 문제 때문에 대표 발의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순 있다”면서 “그 외에 자신이 발의한 법안을 2년 간 한 건도 통과시키지 않은 것은 누가 보더라도 성실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표법안 통과율 평균 25.33%…선수 높을수록 낮아져
서영교 의원은 제21대 국회 전반기 동안 가장 많은 대표발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뉴시스

반대로 대표 발의 법안을 가장 많이 통과시킨 의원은 3선의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었다. 서 의원은 총 55건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 뒤로는 현 경제부총리인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48건), 송옥주 민주당·임이자 국민의힘 의원(44건), 임오경 민주당 의원(41건) 순이었다.

대표법안 통과율이 초선 23.07%, 재선 30.73%, 3선 28.38%, 4선 20.65%, 5선 이상 18.72%였다. 법률소비자연맹 제공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원의 대표법안 통과율 평균은 25.33%이었다. 4건 중 1건만이 본회의에서 가결된 것이다.

정당별로는 민주당 26.94%, 국민의힘 23.89%, 비교섭 정당 17.45%였다.

제21대 국회 전반기 대표 발의 법안 수 대비 통과된 법안 수를 분석한 통과율 분포를 보면 50% 이상은 14명에 불과했고, 110명의 의원이 20% 미만 대에 머물렀다.

초선 의원들보다는 재선 의원들의 법안 통과율이 높았지만, 그 이후로는 선수가 늘수록 통과율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선 23.07%, 재선 30.73%, 3선 28.38%, 4선 20.65%, 5선 이상 18.72%였다.

홍영표 의원은 제21대 국회 전반기 동안 대표발의 법안을 단 한 차례도 통과시키지 못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올해 5월부터 외교부 장관을 겸직하는 박진 의원. 그는 제21대 국회 전반기 동안 대표발의 법안을 단 한 차례도 통과시키지 못했다. 뉴시스

홍 실장은 “선수가 높아서 국민들이 뽑아준 것은 아니다”며 “국민들이 뽑아줬으면 왜 뽑아줬는지 상기하고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 국회의원의 본분이다. 이는 선수가 높건 낮건 마찬가지다”고 꼬집었다.

전반기 전체 의원 발의 법안 수는 총 1만4144건이다. 1차연도(2020년 6월부터 2021년 5월까지) 발의 법안은 9543건이었지만 대선 등이 치러진 2차연도(2021년 6월부터 2022년 5월까지) 법안 발의 건수는 4601건으로 급감했다.

김대인 법률소비자연맹 총재는 “의원이 법안심사소위원회나 상임위원회에서 법안 설명을 적극적으로 하는 풍토를 조성하고 전문가 의견을 많이 들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실적 쌓기 법안 발의가 아닌 국익과 민생에 직결된 법안의 충실한 입법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찬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