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완전체’의 가치… 하이브 시총 하루 2조원 증발

입력 2022-06-15 17:06 수정 2022-06-15 17:55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을 그린 경기도 고양의 한 벽 앞을 15일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완전체’ 활동 중단 선언으로 소속사 하이브 주가가 급락했다. 하이브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2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하루 만에 24.87% 급락한 하이브 주가

하이브는 15일 24.87%(4만8000원) 급락한 1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6만8000원에서 출발한 주가는 장 초반 13만9000원까지 내려가면서 하한가(13만5500원) 근처까지 갔으나 반발 매수세 유입으로 소폭 만회했다.

하이브의 전날 시가총액은 7조9812억원. BTS의 발언 영상이 공개되고 첫 거래일인 이날 시총은 5조9962억원까지 감소했다. BTS ‘완전체’ 활동 중단 선언으로 1조9850억원이 증발한 셈이다.

하이브는 올해 초 35만500원에 거래됐다. 52주 최고가는 지난해 11월 17일 기록한 42만1500원이다. 고점 대비 낙폭은 65.59%, 올해 초와 비교하면 59.15%나 떨어졌다.

BTS는 전날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단체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BTS의 잠정적인 활동 중단은 2013년 6월 13일 데뷔 이후 9년 만이다. 이들은 “잠깐 멈추고, 해이해지고, 쉬어도 앞으로의 더 많은 시간을 위해 나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 복무 문제도 단체 활동 중단의 원인으로 꼽힌다.

BTS에 대한 하이브 매출 의존도는 상당하다. 2020년 기준 하이브 매출 7900억원 중 87.7%가 BTS 몫이었다. 소속 가수를 다변화하며 매출액을 1조2500억원까지 늘린 지난해에는 BTS 비중을 67%까지 줄였지만, 여전히 절대적인 영향력이다.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

증권가 “하이브, 부담 계속될 것”

증권가는 기업분석보고서(리포트)를 통해 하이브의 실적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하이브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로 3160억원을 제시했으나 BTS의 단체 활동 잠정 중단과 월드투어 관련 불확실성으로 영업이익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익 추정치 하향으로 하이브의 2022년 추정 주가수익비율은 14일 종가 기준 37배에서 추가 상승해 밸류에이션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BTS의 잠정 중단이라는 표현은 군 입대를 우회적으로 표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이어 “2023년 전원 입대 가정 시 연내 1개 이상의 솔로 앨범 발표 가능성이 있어 올해 실적 추가 하향은 일부 상쇄할 것”이라면서도 “공식 발표 전까지 추정 실적과 주가 변동은 없겠지만 내년에는 BTS 공백을 고려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구체적으로 BTS 멤버 4명이 입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5~2026년에 하이브의 실적 공백이 가장 클 것으로 예측했다. BTS 구성원들이 그간 ‘동반 입대’ 뜻이 있다는 점도 내비쳤던 만큼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해 2023년에 모두 입대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내년 BTS 관련 매출 감소분은 최대 7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음반·투어 비용 5000억원, 공식상품(MD) 등 간접매출 2500억원을 반영한 것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를 가정한 하이브의 2023년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1조6000억원, 2000억원으로 전망했다. 2024년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원, 3700억원이다. 2025년 예상 매출액 및 영업이익은 각각 2조6000억원, 5000억원으로 내다봤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