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은 15일(한국시간) “류현진이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토미 존 서저리(인대 재건술) 혹은 부분 수술을 받을 예정이나 확실히 결정되진 않았다”면서 “류현진의 이번 시즌은 끝났다”고 밝혔다. 앳킨스 단장은 “류현진의 UCL(팔꿈치 내측부 인대) 손상은 급성이 아니라 만성”이라며 “류현진은 프로페셔널하고 강한 사람이지만 지금 크게 실망한 상태다. 그래도 우리는 궁극적으로 (수술이) 최선이라 생각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시즌 초 부상으로 이탈했다가 복귀한 뒤 4경기에 등판했다. LA 에인절스 전에서 오타니 쇼헤이와 맞대결을 승리하는 등 부활하는 듯 했지만 지난 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홈 경기에서 4이닝 4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3실점(2자책)으로 조기 강판됐다. 이후 왼쪽 팔뚝 염증으로 다시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끝내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류현진은 2004년 동산고 2학년 시절 국내에서 한 차례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LA 다저스에서 뛰던 2015년에는 왼쪽 어깨 관절경 수술, 2016년에는 왼쪽 팔꿈치 괴사 조직을 제거하는 관절경 수술을 연이어 받았던 전력이 있다. 한화 이글스부터 다저스와 토론토를 거치며 리그 뿐 아니라 국가대표 에이스로 수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급격한 인대 손상은 없었다는 설명을 미뤄볼 때 차곡차곡 쌓인 피로가 만성으로 누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인식 KBO총재고문은 “(구단 발표 이후) 아직 연락을 나누진 않았다”면서도 “아무래도 시즌 초반 팔뚝에서부터 시작된 통증이 팔꿈치까지 점점 올라온 듯 보인다. (수술 부위를) 열어봐야 알겠지만 일단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운도 좀 따라줘야 할 것 같다”고 염려했다.
류현진은 2019년 다저스에서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와 사이영상 투표 2위로 메이저리거로서 커리어 정점을 찍었다. FA 시장에서 4년 8000만 달러에 에이스 역할을 기대받으며 토론토로 향했다. 리빌딩팀이던 토론토는 이후 호세 베리오스, 조지 스프링어 등 정상급 선수들을 영입해 탄탄한 전력을 구축했다. 류현진은 지난해 14승10패로 팀 내 최다승을 거뒀음에도 올해 1선발 자리를 양보했고 부상으로 전열에서 완전히 이탈하게 됐다.
토미 존 수술의 일반적 재활 기간은 12개월에서 24개월 정도다. FA 계약 마지막 해에 개막 엔트리 정상 합류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앳킨스 단장과 찰리 몬토요 감독은 “에이스로 합류해 팀의 안정화에 기여했고, 이후 젊은 선수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베테랑으로서 제 몫을 다해줬다”며 한 목소리로 류현진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다만 황혼기에 접어든 베테랑이 수술과 재활 이슈까지 떠안게 돼 빅리그 커리어 연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앳킨스 단장은 “부분 수술을 받는다고 재활 기간이 3분의 1, 4분의 1씩 짧아진다는 연구결과는 없지만 2023년 시즌 중 어느 시점에 돌아와 투구하길 류현진과 팀 모두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고문 역시 “(해당 부위 재활은) 최소한 9개월 이상으로 보는데 내년 시즌 개막을 맞추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험난하고 인내가 필요한 과정인 만큼 잘 극복해서 돌아와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