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단체 활동 중단을 전격 선언하면서 소속사 하이브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15일 오전 9시38분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하이브는 전날보다 5만원(25.91%) 떨어진 14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이브는 이날 16만8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고 낙폭을 확대해 장중 한때 14만원까지 떨어졌다. 52주(최근 1년) 신저가도 경신했다.
BTS는 전날 오후 늦게 올린 유튜브 영상에서 “우리가 잠깐 멈추고, 해이해지고, 쉬어도 앞으로의 더 많은 시간을 위해 나아가는 것”이라며 데뷔 9년 만에 단체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2013년 데뷔 후 정상을 향해 달려오면서 누적된 피로를 회복할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BTS 멤버들은 유튜브 영상에서 아이돌 시스템 자체에 대한 피로감, 음악적 결과물에 대한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RM은 “K팝과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숙성하게 놔두지 않는다. 내가 성장할 시간이 없다”고 토로했다. 슈가는 “2013년부터 작업을 하면서 한 번도 ‘너무 재미있다’고 하면서 작업해 본 적이 없다”며 “지금 쥐어짜는 것과 7∼8년 전에 쥐어짜는 것과는 너무 다르다. 그때는 하고 싶던 말이 있는데 스킬이 부족해 쥐어 짜낸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진짜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현실로 다가온 군 복무 문제 또한 단체 활동 중단과 솔로 활동 본격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BTS 맏형 진은 1992년생으로 개정 병역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입영 연기 추천을 받아 올해 말까지 입영이 연기된 상태다.
대중문화예술인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게 하는 병역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지만 현실적으로 법 통과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룹 차원의 대체복무가 어려운 상황에서 팀 단위 일정을 계속 이어가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이브 산하 빅히트뮤직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BTS는 팀 활동과 개별 활동을 ‘병행’하는 계획을 밝힌 것”이라고 밝혔다.
단체 정규 음반 발매 등 음악 활동은 당분간 멈추지만 웹 콘텐츠와 광고 촬영 등의 팀 활동은 계속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빅히트뮤직은 “방탄소년단은 팀 활동과 개별 활동을 병행하는 새로운 챕터를 시작하게 된다”며 “멤버 각자가 다양한 활동으로 성장하는 시간이 될 것이고 향후 방탄소년단이 롱런하는 팀이 되기 위한 자양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TS는 2015년 국내 음악방송 첫 1위를 거머쥔 후 2017년부터 해외에서도 인기를 구가해 K팝을 대표하는 월드스타로 등극했다.
단체 활동 중단을 선언한 BTS는 멤버별 솔로 음악 활동으로 ‘제2막’을 펼쳐나갈 것으로 보인다.
제이홉은 “이제 나를 시작으로 각자가 (솔로 음반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BTS 멤버들은 비정규 음반이나 무료 음원, 드라마 OST 등으로 개인 음악을 선보여왔다.
하지만 7명 전원의 ‘원팀 활동’을 강조하는 소속사 정책에 따라 제대로 된 솔로 음반은 지난 9년간 단 한 장도 없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