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 사카모토 류이치 표절 인정… “충분히 살피지 못해”

입력 2022-06-14 21:56
유희열이 소속사 '안테나'의 SNS 계정에 올린 사과문. 안테나 SNS 캡처

유명 작곡가 유희열이 일본의 영화음악 거장이자 뉴에이지 피아니스트인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의 곡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유희열은 14일 오후 소속사인 음악 레이블 ‘안테나’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만든 ‘아주 사적인 밤’과 사카모토 류이치의 ‘아쿠아(Aqua)’가 유사하다는 제보를 검토한 결과, 곡의 메인 테마가 충분히 유사하다는 데 동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주 사적인 밤’은 유희열이 지난해 8월부터 진행한 ‘유희열의 생활음악’ 프로젝트에 담긴 곡으로 같은 해 9월 29일 유튜브에 공개됐다. ‘일요일 오후’, ‘아주 사적인 밤’, ‘저녁 약속’ 등 8곡과 연주용 악보집이 담긴 LP가 이달 중으로 발표될 예정이었다.

유희열은 “긴 시간 가장 영향받고 존경하는 뮤지션이기에 무의식중에 저의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유사한 진행 방식으로 곡을 쓰게 됐다”며 “발표 당시 저의 순수 창작물로 생각했지만 두 곡의 유사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충분히 살피지 못하고 많은 분들에게 실망을 드린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적었다.

그는 “무엇보다 사카모토 선생님과 팬분들에게 불미스러운 일을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게다가 저 또한 오랜 팬의 입장에서 현재 사카모토 선생님의 건강이 매우 좋지 않다는 사실이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한다”고 했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현재 암 4기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다. 그는 현재 일본 문예지 ‘신초’에 암투병 에세이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보게 될까’를 연재하고 있다.

다만 유희열은 “제보 내용 중 유튜브 댓글로 몇 주 전 유사성을 말씀해 주셨지만 안테나의 대응으로 고의 누락했다는 내용은 검토 결과 사실과 다르고 오해가 발생했다는 점 말씀을 드리고 너른 이해를 구해 본다”고 말했다.

또 “공식 이메일로도 제보를 해주셨다는 말씀에 사과와 함께 앞으로 더욱 잘 체크하고 살피도록 하겠다. 그리고 제보를 통해 더 큰 오점을 남기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유희열은 “제 개인이 저지른 일로 차질을 빚게 된 제작진 여러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그리고 오랜만에 나오는 음악을 기다리셨을 분들에게 불편함과 실망을 끼쳐드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