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을 거치면서 국내 인구 약 3분의 1이 감염돼 항체를 얻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4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활용해 실시한 코로나19 항체양성률 조사 결과 백신과 자연감염에 따른 전체 양성률이 94.9%로 나타났다. 수치대로라면 현재 국민 100명 중 95명 정도가 코로나19 항체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코로나19 자연감염으로 인한 항체양성률은 지난 1월 0.6%였으나 4월 36.1%였다. 오미크론 대규모 확산에 따라 증가한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4개월간 세종시를 제외한 16개 지방자치단체 161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월별 조사 대상이 500명 수준이라 정책적 기준으로 삼기는 부족하지만 확연한 추이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전 회차인 지난해 7~10월 조사에선 전체 양성률이 67.1%였다. 당시와 비교해 27.8% 포인트 올랐다.
권 원장은 “특히 지난 4월 자연감염에 의한 항체양성률은 같은 기간 10세 이상 전체 국민 누적 발생(확진)률 29.5%보다 6.6% 포인트 더 높다”며 “오미크론 대유행에 따라서 미진단 감염자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다만 항체양성률 수치가 계속 유효한 건 아니다. 권 원장은 “자연감염에 의한 항체는 6개월 이상 지속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항체양성률이 낮아질 경우 다시 유행이 확산할 수 있다.
정부는 이와 별개로 분기별 1만명 규모로 예고한 전 국민 항체양성률 조사를 다음 달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본래 이달부터 혈액 채취에 착수해 2분기 조사에 본격 돌입할 예정이었지만 연구용역 등 절차상 이유로 다음 달 8일로 늦춰졌다.
권 원장은 “또 다른 코로나19 유행 등으로 여의치 않을 경우 ‘플랜B’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등 지적이 있어 그 경우 병원 중심 항체조사도 염두에 두겠다”고 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8월 셋째주까지 항체 검사, 결과 분석 뒤 8월 넷째주에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정부는 원숭이두창(Monkeypox) 대응 합동 대책반 회의를 개최해 ‘테코비리마트’ 약 500명분을 다음 달 중 도입하기 위한 세부절차를 논의했다. 테코비리마트는 해외에서 유일하게 원숭이두창 치료제로 허가 받았다. 또 원숭이두창 3세대 백신 도입을 위한 협의도 제조사와 하고 있다. 정부는 환자와 접촉 시 접촉강도에 따라 3단계로 나눠 최고위험 접촉자를 21일간 격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