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곳곳에 로봇이 진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빙로봇의 활동 영역이 넓어진다. 서빙로봇은 요양시설에서 거동 불편한 노인을 돕는가 하면, 서울 강남의 거리 곳곳을 누비며 자율주행 배달을 하고 있다.
서빙로봇은 로봇업계에선 ‘비주류’로 꼽혔다. 단순히 운반만 하는 효용성 낮은 로봇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육체노동을 대체할 뿐 아니라, 인건비 부담을 줄여준다는 측면에서 ‘가격 경쟁력’이 생겨 보급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보급된 서빙로봇은 3000여대로 추정된다.
서비스로봇 업체 알지티는 요양시설에 서빙로봇 ‘써봇’을 공급했다고 16일 밝혔다. 프리미엄 노인요양시설인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 빌리지, 서초빌리지 2곳에 써봇을 공급했다. 써봇은 라이다(RIDAR) 센서와 3D 카메라 등을 탑재해 스스로 공간을 인식하고 사각지대 없는 100% 실시간 자율주행이 가능한 서빙로봇이다.
써봇은 요양시설에서 식사 보조뿐만 아니라 기타 생활 서비스, 맞춤형 프로그램 진행 시 직원의 업무 보조 역할까지 맡고 있다. 식사 시간에는 주방에서 테이블까지 여러 음식을 담아 안전하게 서빙한다. 식사 후에는 빈 그릇을 퇴식구까지 운반한다. 미술, 원예 등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이 진행될 때 필요한 물품을 전달하기도 한다.
알지티 관계자는 “요양시설 직원들의 단순 배달 업무를 줄여줘 공간 관리, 어르신 케어 등에 더욱 집중하도록 서빙로봇이 돕고 있다.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서빙로봇이 보급됐던 것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에 공급해 활동 분야를 넓힐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서빙로봇의 활동 공간은 실내를 벗어나 거리로 확대됐다. 최근 배달의민족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와 테헤란로 일대에서 서빙·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오는 8월 무역센터 내 식음료 매장을 대상으로 서빙로봇을 운영한다. 오는 10월에는 삼성동 트레이드 타워에서 사무실 근무자를 대상으로 실내 배달 로봇을 운영할 예정이다. 건물 사무실에서 배민 앱을 통해 코엑스몰 내 식음료 매장 음식을 주문하면 실내배달 로봇 ‘딜리 타워’가 배달하는 방식이다.
내년에는 테헤란로 일대를 오가는 서비스도 추진한다. 식음료 매장에서 음식을 받은 뒤 테헤란로의 다른 사무실까지 배달하는 방식이다. 코엑스와 테헤란로는 상주 직원만 3만3000명, 연간 방문객 수 4000만명에 달한다. 대규모 업무시설과 복합 쇼핑몰이 있어 로봇을 실증하기에 적합한 장소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2020년부터 연평균 13%씩 성장하며 2025년 이후 산업용 로봇 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 한국로봇산업진흥원, 한국로봇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8577억원 수준으로 2019년보다 34.9%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고도의 기능을 수행하는 로봇의 가격이 싸지고 상용화되기 전까지는 서빙로봇이 주류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서비스 범위도 일상 곳곳으로 갈수록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