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할당량 채워라” 중학생 가스라이팅한 10대들

입력 2022-06-14 16:39
MBC 보도화면 캡처

가출한 여중생을 폭행하고 무면허 운전을 한 혐의로 붙잡힌 10대 여학생들이 피해자를 상대로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가 뒤늦게 드러났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도봉경찰서는 함께 가출 생활을 하던 여중생 A양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 등을 받는 여고생 4명에 대한 입건 전 조사(내사)를 진행했고, 가해자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서 성동경찰서는 지난달 14일 서울 성동구의 한 모텔에서 A양(16)을 집단 폭행하고 무면허 운전을 한 혐의 등으로 가해자들을 입건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도봉경찰서는 피해자와 A양 어머니의 추가 진술을 토대로 성매매 강요와 협박 등에 대한 내사에 들어갔다.

A양 측은 가해자들이 피해자와 함께 가출해 생활하면서 형성된 유대 관계를 악용해 성매매를 강요하고 협박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가출 뒤 의지할 곳 없는 A양의 불안한 상황을 이용해 지속적인 ‘가스라이팅’(억압적 심리 조작)으로 A양을 지배해왔다는 것이다. 실제 A양은 ‘(성매매로) 돈 벌었으니 밥 먹어도 되냐’ ‘빙수 먹어도 되냐’ ‘렌즈 사러 가도 되냐’ 등 일상생활의 영역에서도 가해자들에게 일일이 묻고 허락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들은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성매매 약속을 잡은 후 SNS 메신저를 통해서 A양에게 상대의 나이와 만날 장소를 알려주며 나가도록 지시했다.

A양의 어머니가 MBC 측에 공개한 SNS 메신저에 따르면 이들은 A양에게 성매매로 하루 최소 50만원의 할당량을 채우라고 압박했다. 또 각종 성매매 은어를 주고받으며 다양한 유형의 성매매를 강제로 시켰다. 2주간의 SNS로 확인되는 성매매는 25건으로 금액만 9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자들은 A양이 지시대로 성매매를 해서 돈을 가져오면 ‘잘했다’ ‘예쁘다’ 등의 칭찬을 했고, ‘(자신들이) 도착할 때까지 하나만 더 하라’고 유도하기도 했다. 반면 A양이 정해진 액수를 채우지 못할 때는 ‘돈을 달라’ ‘화가 난다’며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이들의 과도한 요구가 계속되자 A양은 연락을 끊었다.

이에 가해자들은 ‘죽여버리기 전에 메시지를 확인해라’ ‘얼굴을 다 갈아엎겠다’고 말했고, 심지어 A양의 어머니에게 성매매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하기까지 했다.

가해자들은 사흘 만에 A양을 찾아내 집단 폭행했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