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가 ‘쵸비’ 정지훈과의 동행 기간을 내년까지로 연장했다고 14일 밝혔다. 정지훈이 시즌 중 소속팀과 재계약을 체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젠지는 어떻게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계약을 총괄한 젠지 이지훈 상무는 ‘마음의 안정’을 키워드로 꼽았다.
“모든 게 잘 맞아떨어진 결과죠.”
젠지가 정지훈과의 재계약 사실을 공개한 직후, 이 상무는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선수도, 선수의 가족분들도 젠지라는 회사의 비전 등 여러 요소에 만족해했다”며 이처럼 말했다. 실제로 양측의 협상에는 큰 난항이 없었다 전해진다.
이 상무는 “선수에게 ‘안정적으로, 길게 보고 게임을 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면서 “자유계약(FA) 시장이 열리면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몸도 만들고,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게 어떻겠냐고 물어봤다. 그 점이 선수에게 와닿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상무는 “정지훈은 훌륭한 선수다. 하지만 e스포츠는 FA 시장이 시작되면 정신이 없다. 계약 건으로 휘몰아치다가 영상 촬영 몇 번 하면 바로 스프링 시즌이 시작된다. 충분한 안정과 준비 없이 시즌에 임하게 되는 것”이면서 “그 부분을 정지훈에게 많이 강조했고, 정지훈도 중요하게 평가한 것 같다”고 첨언했다.
이 상무는 “전반적으로 많은 부분이 서로 통했다”고 이번 계약을 총평했다. 그의 말대로 젠지 역시 정지훈을 내년까지 붙잡는 데 성공하면서 겨울나기, 즉 스토브리그 준비를 더욱 쉽게 할 수 있게 됐다.
이 상무는 “젠지에는 ‘룰러’ 박재혁을 포함한 좋은 선수들이 여럿 있다”며 “물론 현재의 선수단이 모두 남아 우승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지만, 팀은 리빌딩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지훈이 있을 때 유리한 부분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