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속 WC확정’ 호주, 승부차기 직전 골키퍼 교체 이유는?

입력 2022-06-14 11:29
신화연합뉴스

호주가 페루를 꺾고 카타르행 31번째 티켓을 거머쥐었다. 승부차기 직전 교체된 골키퍼를 교체하는 ‘승부수’가 적중했다.

호주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14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남미 대륙 간 플레이오프(PO)에서 페루와 맞붙어 승부차기 끝에 월드컵 본선행 열차를 탔다. 연장까지 0-0으로 비긴 뒤 호주가 승부차기에서 5-4로 승리했다.

이로써 2006 독일 월드컵부터 5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호주는 프랑스·덴마크·튀니지와 함께 본선 D조에 포함됐다.

호주는 이날 연장 종료 직전 골키퍼를 교체했다. 그레이엄 아널드 호주 감독은 연장 후반 15분 주장인 매트 라이언 대신 앤드루 레드메인을 투입했다. 골키퍼 교체는 도박처럼 보였다. 호주 A매치 대표로 뛴 건 3번째일 만큼 경험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널드 감독의 도박이 적중했다.

호주는 첫 키커로 나선 마틴 보일이 실축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페루의 세 번째 키커 루이스 아드빈쿨라의 슛이 골대를 맞고 나와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5번째 키커까지 모두 볼을 찼지만 승부가 갈리지 않았고, 6번째 승부차기에서 양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호주의 아워 마빌이 득점해 5-4로 앞선 상황에서 페루의 마지막 키커 알렉스 발레라의 공이 레드메인 골키퍼에 막혔다.

아널드 감독은 “레드메인은 훌륭한 페널티 세이버(penalty saver)”라며 “나는 그들(상대팀)에게 정신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뭔가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는 아마 ‘왜 이 사람이 들어왔을까’ 의문을 품었을 것이다”라며 “페루 선수들에게 영향을 주기 위한 1%의 정신적 노력이었다. 위험을 감수했지만 통했다”고 말했다.

한편 실축했던 페루의 3번째 키커 아드빈쿨라는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SNS에 “페루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며 “이 패배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나뿐이다. 이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카타르월드컵 마지막 32번째 자리는 뉴질랜드-코스타리카전 승자가 차지한다. 두 팀은 15일 오전 3시 카타르 아라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2022 대륙 간 PO를 치른다. 승자는 독일·스페인·일본과 E조에 합류한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