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방문 시 동행해 무속인 논란이 불거진 인물은 충남대 무용학과의 김모 겸임교수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교수가 동행한 것에 대해 ‘비선’ 의혹을 제기하며 “이 사람이 대통령 부인 일정에 왜 갔는지, 역할은 무엇이었는지 분명히 답하라”고 요구했다.
김 여사 측 관계자는 14일 “김 교수는 김 여사와 ‘십년지기’로 무속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도 “(김 여사와) 가까운 지인”이라고 말했다.
해당 교수는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에서 전무를 맡는 등 김 여사와 오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선대위에서는 생활문화예술지원본부장을, 인수위에서 사회복지문화분과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대학교수인 (김 여사의) 지인분이 같이 가셨다고 들었다”며 “잘 아시는 분이라 동행하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김 여사와 가까운 사이고 교수의 고향도 그쪽(김해)이라고 한다”며 “그런 사유로 동행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직함은 없나’라는 질문엔 “그런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다만 이 여성이 김 여사와 권양숙 여사의 환담 자리에도 함께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측은 공식 일정에 지인이 동행한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선 “비공개 일정이었다”며 “처음부터 비공개 행사였고, 공개할 생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야권 성향의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전날 김 여사와 함께 언론에 포착된 김 교수를 놓고 김 여사가 무속인과 동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네티즌들은 그가 발가락이 드러나는 신발을 착용하는 등 복장이 정식 수행원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는 이유 등을 꼽았다. 해당 교수가 지난달 김 여사의 충북 단양 구인사 방문 때도 함께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민주당 조오섭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대통령실에 보좌 직원이 없어서 사적 지인이 대통령 부인으로서의 활동을 도왔다면 비선 논란을 자초하는 것”이라며 “김건희 여사와 함께 한 사람의 직업이 무엇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대통령 부인의 공식 일정에 왜 사적 지인이 참석했는지가 중요하다”고 동행 이유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조승래 의원도 페이스북에 “공적인 일에 사적인 관계를 동원하는 게 바로 ‘비선’이고, 비선은 국정농단 같은 비극을 일으키게 마련”이라며 “김 여사의 공식 일정이 어떤 절차와 비용을 통해 진행되는지, 어떤 사람들이 수행·경호하는지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교수는 한국통합움직임아카데미 부회장, 한국골프학회 이사, 서울장애인댄스 스포츠 협회 이사 등을 역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