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100년에 한 번 나타날 극한 강수가 오는 경우 강수량이 최대 80% 높아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기상청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센터(APEC) 기후센터는 전국 26개 권역의 재현빈도별 극한강수량 전망치를 14일 공개하고 “탄소배출량을 줄이지 않는 ‘고탄소 시나리오’가 지속되면 21세기 후반기에는 100년 재현빈도 극한강수량이 최대 7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전망은 기후변화를 예상한 고해상도 시나리오에 기상청의 대권역별 재현빈도 극한강수량을 산정해 분석한 결과다. 100년 재현빈도란 ‘100년에 한 번 나타날 극한강수량’을 뜻한다. 둑이나 댐 등 기반시설을 지을 때 지표로 활용된다.
고탄소 시나리오의 경우 100년 재현빈도 극한강수량이 현재(2000~2019년)와 비교해 21세기 전반기(2021~2040)년에는 29%, 중반기(2041~2060년)에는 46%, 후반기(2081~2100년)에는 53%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고탄소 시나리오는 현재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탄소 배출을 지속하는 경우다.
반면 화석연료 사용을 최소화하거나 획기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전·중·후반기에 각 31%, 31%, 29%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탄소중립 정책으로 지구온난화 진행속도가 줄면 홍수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제주도 권역의 경우 고탄소 시나리오일 때 21세기 후반기 100년 빈도 극한강수량이 최대 78%로 가장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강동해 권역(73%)과 낙동강동해 권역(69%)에서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탄소를 줄이면 100년 빈도 극한강수량 변화율이 21세기 후반기 대부분 권역에서 50% 이하로 줄어든다. 한강동해 권역과 낙동강동해 권역은 각각 39%와 19%로 탄소배출량이 많을 때와 비교해 증가폭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