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권시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6월 정례회의를 하루 앞둔 14일(한국시간) 하락 마감했다. 한국·중국·일본에서 유럽·영국을 지나 미국 뉴욕까지 세계 주요 증시가 지구의 자전 방향 순으로 무너졌다. 암호화폐(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24시간 동안 15% 넘게 폭락해 3000만원 선이 깨졌다. 고위험군 자산시장에서 ‘검은 월요일’로 기억될 만한 하루가 지나갔다.
1. S&P500지수 약세장 진입
세계 증시의 하락을 설명할 단 하나의 악재는 인플레이션이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8.6%로 1981년 12월 이후 41년 만에 최고치를 가리켰다. 월스트리트 전망치인 8.2~8.4%를 크게 상회했다. 고물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기조를 강경하게 만드는 재료다.
연준은 이날 밤부터 이틀간 FOMC 6월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상률을 논의한다. 지난달처럼 ‘빅스텝’(50bp 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다. 0.5% 포인트의 인상률을 적용하면 미국의 금리는 1.25~1.5% 수준으로 상향된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의 가파른 상승으로 더 높은 수준의 금리 인상, 이른바 ‘자이언트스텝’(75bp 금리 인상) 전망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금리 인상률 전망에서 75bp를 택한 의견의 비율은 68.1%로 우세하다. 50bp 인상을 예상한 의견은 31.9%로 줄었다. 불과 하루 전만 해도 50bp에 대한 의견이 96.4%로, 75bp 인상 전망(3.6%)을 압도했다. 이로 인해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88% 포인트(151.23) 밀린 3749.63에 마감됐다. S&P500지수는 지난 1월 고점(4818.62) 대비 20% 넘게 하락하며 기술적 약세장에 진입했다. 종가 기준 약세장에 진입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선언된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68% 포인트(530.80) 급락한 1만809.23에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의 낙폭은 지난해 11월 고점(1만6212.23)과 비교해 33%가량 하락했다. 그나마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의 낙폭이 2.79% 포인트(876.05)로 적었다. 마감 종가는 3만516.74다.
2. 비트코인 3000만원 붕괴
연준에서 기습적으로 ‘자이언트스텝’이 단행될 수 있다는 우려는 주식보다 더 고위험군 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화폐 시장을 초토화했다. 웬만한 종목의 24시간 전 대비 낙폭이 두 자릿수로 늘어났다.
‘대장화폐’ 비트코인의 심리적 방어선인 3000만원 선은 붕괴됐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7시25분 현재 미국 가상화폐 시가총액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보다 15.91%, 1주 전보다 26.92% 하락한 2만2956달러(약 2957만원)를 가리켰다.
같은 시간 국내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2984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이 빗썸에서 2000만원대에 거래된 건 2020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3. 오라클 [ORCL]
미국 소프트웨어 및 클라우드 비즈니스 기업 오라클은 14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4.6%(3.09달러) 하락한 64.05달러에 마감됐다. 하지만 본장을 마감하고 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상승 전환됐다. 오전 7시30분 현재 애프터마켓에서 8% 이상 상승한 72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오라클의 분기 주당순이익(EPS)은 1.16달러, 조정 EPS는 1.54달러로 집계됐다. 조정 EPS는 미국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의 전망치인 1.37달러를 상회했다. 매출은 118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2억 달러보다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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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