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이준석 사조직 오해”…면전서 들이받은 배현진

입력 2022-06-14 06:34 수정 2022-06-14 10:03
왼쪽부터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이준석 대표, 배현진 최고위원.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배현진 최고위원이 이준석 대표가 띄운 당 혁신위원회에 대해 면전에서 정면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배 위원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를 향해 “혁신위가 자잘한 사조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어느 국회의원이 참여하겠다고 나서겠느냐”고 지적했다.

지난 2일 최고위에서 혁신위 출범을 결정할 때는 거론되지 않았던 ‘공천 개혁’ 의제를 이 대표가 상의 없이 추후에 끼워 넣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공천 개혁을 할 수 있다는 것이지,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 위원이 언급한 ‘자잘한 사조직’은 이 대표가 친윤(친윤석열)계를 주축으로 한 의원모임 ‘민들레’(가칭)를 지칭할 때 쓴 단어다. 이 대표가 당내 계파 갈등 가능성을 이유로 ‘민들레’ 출범에 부정적 뉘앙스로 언급한 말을 그대로 돌려준 셈이다.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공동취재사진

앞서 이 대표는 6·1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지 하루 만인 지난 2일 최재형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했다. 혁신위는 ‘전방위 개혁’을 표방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공천제도 개혁을 주된 의제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공천 개혁이 2024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의 입김 차단 등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 견제용이라는 시선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미 ‘친윤’ 정진석 의원이 나서서 이 대표와 거친 설전을 벌인 바 있다.

이런 당내 분위기에 대해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은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13일 페이스북에 “가까스로 정권교체를 이루고 국민들 도움으로 지방선거에도 선전했으면 당이 하나가 되어 정권이 기초를 다지는데 전념해야 한다”며 “아직 ‘정치물이 덜 든’ 대통령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당권투쟁에만 열을 올린다면 그것은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