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2030과 여성이 당에 안착할 구조 만들 것”

입력 2022-06-13 17:57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이제는 당 체계를 완전히 개편해야 할 시기”라며 지난 몇 차례 선거 과정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한 호남과 여성, 청년 세대가 당에 안착할 수 있도록 대대적인 변화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사무처 당직자 월례 조회에 참석해 “앞으로 우리는 ‘선거 기계’가 돼야 한다. 순풍이 아니라 역풍도 뚫어낼 수 있을 정도의 선거 역량을 갖춰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 호남으로의 서진 정책을 언급하며 “내실을 다지기 위한 조치로 우선 지역의 지방당사를 다시 마련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당세가 축소되는 시기에 지역 당사를 팔아버려서 예산을 마련해 중앙당에서 쓰는 경우가 있었는데 앞으로 남은 1년간 지역당, 시도당 투자를 많이 해야 할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우리가 갖춘 조직이 과거와 다르게 지역적, 세대별로 많이 확장했다”면서 “지금 우리에게 갓 들어오는 2030이 당에서 꾸준히 역할을 하려면 당이 크게 바뀌어야 한다. 젊은 세대가 당에 빨리 적응할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대표는 “제가 당의 ‘낙하산’이지 않나. 비대위원이란 아주 좋은 자리로 박근혜라는 대단한 지도자에 의해 끌어올려졌음에도 당에서 역할을 하려면 최소 10년이 걸린다는 걸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직 개편 역시 이에 맞춰 진행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대표는 “여성, 청년같이 과거에 우리가 취약했던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조직이 더 커져야 한다”며 “젊은 세대와 취약했던 여성 계층은 단순히 표 얻는 대상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당에 착근할 구조를 1년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젊은 세대를 항상 선거의 중심에 놓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 당의 운명”이라면서 “이제는 ‘이념’이라든지 ‘애국’을 얘기해서 크게 득볼 일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상대와의 갈등을 조장해서 우리 당을 ‘애국 세력’, 너희는 ‘반애국세력’으로 가른다고 해서 선거가 잘 치러질 것도 아니고 상대를 ‘종북’으로 몬다고 해서 크게 득 볼 것 없다”며 “민주당도 우리를 친일 적폐로 몰아서 크게 득 본 것 없는 것처럼 선거에서 철학을 바탕으로 합리적 대안을 내놓는 방식으로 승부해야 되고 그 안에서 승부수가 펼쳐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당 대표로서 전략을 수립하고 지위하는 과정에서 사무처에서 올린 정세보고자료와 신뢰하는 여의도연구소 자료들을 많이 참고해서 선거에서 이겼다”며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여연)의 확대 개편 구상도 밝혔다.

현재 어연의 정책 기능을 강화해 제1연구원으로 두고, 여론조사 기능과 홍보, 정보기술(IT) 관련 연구기능을 통합해 선거전략을 주로 연구하는 제2 연구조직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8회 동시지방선거 호남 당선자 축하 행사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16대 불법 대선자금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2005년 당(당시 한나라당)이 국가에 천안연수원을 헌납한 뒤 축소된 당원 교육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당원구조가 20만 시절을 벗어나 70, 80만을 넘어 100만을 바라보는 시기가 곧 올 것”이라며 “당원에게 당비내고 단순히 투표권 갖는 이상 당원의 자부심을 갖게 하도록 다시한번 연수 기능을 복구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수 기능 바탕으로 당원들이 윤석열정부의 철학을 잘 이해하고 지역에서 우리 일선의 선봉대가 돼서 뛰도록 연수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