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너무 아파”…고양이 ‘잔혹살해’ 주인 뻔뻔 답변

입력 2022-06-13 16:26 수정 2022-06-13 16:43
동물권단체 팀캣 제공

발로 차서 턱뼈를 부러뜨리는 등 잔혹하게 고양이를 살해한 주인에 대해 엄벌을 촉구하는 동물단체의 호소글이 올라왔다. 이 고양이 주인은 사실을 부인하다 결국 학대 사실을 인정하면서 고양이가 자신을 할퀴자 욱해서 벌어진 일이라며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뒤늦은 후회의 뜻을 밝혔다.

동물권단체 케어와 팀캣은 지난 3일 인천시 미추홀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피를 흘리던 고양이 1마리를 구조했다고 13일 밝혔다. 단체에 따르면 구조 당시 이 고양이는 턱이 두 동강 나있는 등 심한 골절상을 당하고, 눈과 입에서 피가 흐르는 상태였다. 고양이는 구조 후 동물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병원 진료 결과 숨진 고양이는 10일 이상 굶은 채로 황달이 오고 간 수치가 높아진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단체는 구조 현장에서 확보한 단서를 토대로 고양이 주인 40대 A씨를 찾아 학대했다는 자백을 받았다.

단체 측은 “A씨는 처음에 자신의 고양이가 아니라고 발뺌하다가 질문이 이어지자 학대 사실을 인정했다”면서 “씻기다가 자신을 할퀴자 때렸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A씨는 주먹으로 고양이를 여러 차례 내려친 뒤 창문 밖으로 던졌다. 이후 고양이에게 다가가 발로 차는 것을 목격한 행인이 단체에 제보한 것”이라고 구조 경위에 대해 부연했다.

A씨의 자필 진술서. 동물권단체 팀캣 제공

단체는 A씨가 제출한 자필 자백서도 공개했다. 이를 보면 A씨는 “똘이(사망한 고양이)를 4월 초에 분양받아 같이 생활했다. 가구와 소파를 많이 긁어 교체할 상황이 됐고,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로 밤에 불편하게 해서 너무 힘들었다”고 적었다.

이어 “고양이를 예뻐했으나 감당하기 어려웠다. 5월 말 씻기려고 시도했는데 고양이에 대한 지식이 많이 부족하다 보니 할퀴어서 화가 많이 났다”며 “욱하는 마음에 발로 두어 번 걷어찼더니 피를 흘려서 당황스러운 마음에 유기까지 하게 됐다”고 자백했다.

그러면서 “고양이가 죽었다고 하니 너무 후회스럽고 아주 속상하다. 말로 표현 못 할 정도로 마음이 아프다”고 언급했다.

이들 단체는 A씨를 동물복지법 위반 혐의로 인천 미추홀경찰서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팀캣 관계자는 “이 학대자로부터 다시는 고양이를 키우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하지만 이렇게 끝낼 수는 없다”며 “학대받는 이 땅의 동물들을 대신해 고발장을 제출한다.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양이를 굶기고, 죽도록 폭행하고, 창밖으로 유기한 학대자. 그도 모자라 밖으로 나와 죽어가는 고양이에 발길질을 한 이 잔혹한 학대자에게 대한민국 동물보호법의 최고 형량이 나오도록 힘을 모아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케어 관계자도 “키우던 고양이를 굶기고 턱뼈를 두 동강 낸 것으로 모자라 창밖으로 유기했다”며 “A씨를 엄벌할 수 있도록 탄원서 작성에 동참해달라”고 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