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이낙연·정세균계 해산…다른 모임도 발맞춰야” ‘친명계’ 겨냥?

입력 2022-06-12 16:33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전망에 앞서서, 모든 모임을 패권과 결별하고 가치 중심으로 재편하자”며 계파 정치의 탈피를 역설했다.

차기 당대표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낙연계 모임, 정세균계 모임이 해산했다니 여타의 모임들도 그에 발맞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옳은 가치를 추구하고 맞는 것은 개방적으로 수용해야 하는데, 저의부터 의심하고 모든 걸 자파의 이익과 패권을 위해 해석하고 행동하는 경향이 문제”라며 “분파주의나 극단적 팬덤을 넘기 위해서는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 소속이고 더좋은미래 소속 의원”이라며 “김근태 의장님과 함께 했고 운동권 출신인 제가 민족민주정치, 진보정치를 향한 당연한 선택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정파 활동이라 생각했지만, 그것도 대중의 시각에서 계파라면 계파”라며 “그것은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는 부정할 수 없는 제 정치의 역정”이라고 부연했다.

이 의원은 “이것조차 낡은 질서이고 오늘 우리당을 이렇게 만든 원인이라면, 그래서 우리당의 새로운 출발에 장애라면 망설임 없이 탈퇴하고 원점에서 임하겠다”며 “돈과 권력, 특히 공천권을 무기로 특정 집단의 이익과 패권을 추구한 계파활동과는 다르려 했지만 똑같아 보였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간혹 자기 세대의 정치를 스스로 이루지 못하고 선배들의 하청정치를 했다는 평가가 가슴을 치고 후회스러운 일이다. 아직도 그 잔재는 우리 주변에 그리고 제 안에도 남아 있을 것”이라며 “이 모든 것에 대한 부정적 평가, 그 평가는 제가 책임지고 고스란히 감당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이 “어떤 특정한 모임을 겨냥한 압박이 아니기에 더 많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스스로들 결단하면 좋겠다”라고 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언급이 친명(친이재명)계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명 상임고문 측 지지자들이 ’수박’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이낙연 전 대표의 측근 등 친문(친문재인)계 정치인을 집중적으로 비난한 사례들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지방선거 패배 후 당내에서는 이 상임고문을 지지하는 일부 강성 당원들을 중심으로 '이재명 책임론' 등을 주장한 친문계 의원 등을 향해 '수박'이라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수박’은 이 상임고문을 지지하지 않는, 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라는 뜻이다. ‘문자 폭탄’ 등의 공세에 시달리던 의원들은 이 상임고문 지지자의 이 같은 행태에 문제를 제기하거나 SNS상에서 설전을 벌였다.

이원욱 의원은 최근 “필요하면 대표 ‘수박’이 되겠다”고 했고, 윤영찬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수박들 다 죽어라’와 같은 내용을 담은 문서들이 지방선거 기간 내내 팩스로 날아들어 복합기가 고장나 문서를 출력할 수 없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인영 의원은 “말은 당연히 자유로워야 하지만 정도껏 해야 한다. 혐오와 저주의 주문은 너무 아니다”라며 “고통스럽더라도 평가의 강을 제대로 건너야 하는데, 패권이 아닌 가치를 중심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지애를 나누고 집단지성으로 가치의 꽃밭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