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한 지 한 달 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재부 내에서 ‘특별 찍사(사진사)’로 활약하고 있다.
추 부총리는 최근 기재부 공무원들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거나 회의를 할 때마다 과장·사무관·주무관 등 직원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다. 또 “만나서 반갑다”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 등 메시지와 함께 사진에 찍힌 사람들에게 일일이 사진을 전송한다. 이런 식으로 사진을 찍은 직원이 한 달간 50명 가까이 된다. 추 부총리는 직원들 연락처를 자신의 휴대전화에 입력할 때 이 사진도 함께 저장한다고 한다.
추 부총리의 행보는 취임 초기 기재부 내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과연 추 부총리가 직접 메시지를 써서 사진을 보내는 것인지와 관련해 ‘추경호 인공지능(AI)설’도 우스갯소리로 돌았다. 기재부 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한 공무원은 12일 “일일이 메시지까지 따로 챙겨 보내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내부 직원들과 접점을 늘려가려는 차원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공무원은 “역시 정치인이 다르긴 다르구나 하는 느낌이었다”며 “젊은 직원에게 편하게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고 평했다.
추 부총리 측은 구성원과의 스킨십을 늘려나가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추 부총리가 직원들에게 직접 다가가 소통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다. 또 부총리가 직접 “고생 많았다”는 격려를 건넴으로써 업무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다만 다소 부담스럽다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한 공무원은 “주말에 평상시보다 편한 옷차림으로 보고를 들어갔는데, 갑자기 사진을 찍자고 해서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추 부총리는 최근 비서실에 혹시 사진이 부담스러운 직원이 있다면 강요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세종=신재희 권민지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