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인 클래식계에서 뛰어난 기량과 함께 파격적인 패션으로 유명한 중국 출신 스타 피아니스트 유자왕(王羽佳·35)이 첫 내한 리사이틀을 연다. 유자왕은 15일 대구 달서아트센터를 시작으로 16일 고양아람누리, 18일 대전예술의전당, 19일 서울 예술의전당, 21일 아트센터인천 무대에 선다.
랑랑과 함께 중국의 양대 클래식 슈퍼스타로 꼽히는 유자왕은 베이징의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베이징 중앙음악원을 졸업한 그는 15세의 나이에 미국 아스펜 음악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미국 커티스 음악원에서 공부했다.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낸 그는 랑랑과 마찬가지로 메이저 콩쿠르에 출전하는 대신 10대 후반부터 프로 연주자로서 활동했다.
특히 유자왕은 거장들의 대타로 무대에 섰을 때 청중을 사로잡으며 스타덤에 올랐다. 2005년 라두 루푸의 대타로 핀커스 주커만 지휘 캐나다 국립 아트센터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주목받은 뒤 20살이던 2007년 마르타 아르게리치의 대타로 샤를 뒤투아 지휘 보스턴 교향악단과 협연하며 명성을 얻었다. 이듬해에도 병으로 미국 투어를 중단한 머라이 페라이어를 대신해 눈부신 존재감을 드러냈다. 몸매를 드러내는 초미니스커트와 10㎝ 넘는 킬힐은 그의 시그니처 스타일로 종종 논쟁의 대상이 되곤 한다.
유자왕은 한국에서 두 차례 공연한 적 있다. 2013년 샤를 뒤투아 지휘 영국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2019년 구스타보 두다멜 지휘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협연자로서였다. 국내서 단독 리사이틀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18번, 쇤베르크 피아노모음곡 op.25, 리게티 에튀드 6번 ‘바르샤바의 가을’과 13번 ‘악마의 계단’, 스크랴빈 피아노소나타 3번, 알베니스 ‘이베리아 모음곡’ 제3권 3번 라바피에스, 카푸스틴 ‘프렐류드’ 10번 등을 선보인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