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경제 전문가들의 향후 1년간 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4%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이 자체 조사한 올해 4월 1일 기준 ‘전문가 기대인플레이션’은 3.7%로 같은 시기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 3.1%보다 0.6%포인트나 높다. 일반인들의 경유 등 자주 이용하는 품목이 오를 경우 기대 심리가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전문가보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은 편이다.
한은은 매 분기가 시되는 월 1일 기준으로 국내·외 연구기관, 금융기관 등 경제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전문가 기대인플레이션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 2010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전문가 기대인플레이션이 일반인보다 높았던 적은 2010년 7월과 올해 4월이 유일하다. 전문가 기대인플레이션은 올해 1월에만 하더라도 2.6%로 3%를 넘어서지 않았었다. 한은은 이와 관련 최근과 같이 물가 오름세가 가파른 시기에는 전문가들이 일반인들보다 새로운 정보를 기대에 빠르게 반영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전문가 기대인플레이션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실제 물가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졌다고 볼 수 있다. 한은은 최근의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이 이미 물가상승 압력으로 일부 작용하고 있으며 향후 이 압력이 추가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한은은 앞서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은 1~4분기 전의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받는 한편 3~4분기(9개월~1년) 후의 물가에 다시 영향을 미친다”며 “인플레이션 충격의 영향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기대인플레이션 안정화를 위한 정책대응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 상승에 따른 기준금리 추가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10일 한국은행 72주년 기념사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으로 글로벌 물가상승 압력이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중앙은행 본연이 역할이 다시금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상으로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겠지만 자칫 시기를 놓쳐 인플레이션이 더욱 확산된다면 그 피해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