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당내갈등 자제”… 이준석 “안 때리면 반격 안 해”

입력 2022-06-11 05:46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 대접견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이준석 대표 등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측에 “당내 갈등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의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 대표와 정진석 의원(국회부의장) 간의 공개 설전에 대한 우려를 표한 셈이다.

연합뉴스는 10일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윤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 오찬 전날인 지난 9일 이 대표 측 박성민 당 대표 비서실장과 통화를 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박 비서실장이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 성과를 설명하기 위해 윤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통화했는데, 이 과정에서 당내 상황에 관한 이야기가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를 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정 의원을 너무 몰아붙이지 말라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말했다.

박 비서실장이 이 같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이 대표에게 전하면서 “정 의원과의 확전을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말하자, 이 대표는 “나는 안 때리면 반격을 안 하는 사람이다. 가만히 있으면 (해소)된다”고 반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대표와 정 의원은 당 혁신위원회 운영 방향과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여왔다.

전날부터 이 대표를 비판하는 입장 표명을 자제하던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소이부답’(笑而不答·웃을 뿐 대답하지 않는다)이라 적힌 액자 사진을 올렸다. 이 대표의 공격을 비판하면서 더 이상 대응에 나서지 않겠다는 속내를 내비친 것이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소이부답은 행동으로 하는 것이지 소이부답을 소이부답 하겠다고 올리는 게 소이부답이 아니다”라고 비꼬았다.

앞서 이 대표와 정 의원은 SNS를 통해 공개 설전을 벌였다. 정 의원이 먼저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 당 혁신위원회 출범, 지방선거 관리 등에 대해 문제 제기하며 저격에 나섰다. 이후 이 대표도 날 선 반응을 보이면서 갈등이 커졌다. 이 과정에서 정 의원은 “정치 선배의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한다”며 거칠게 반응했고, 이 대표는 정 의원을 겨냥해 “추태에 가깝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